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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8천533억원' 추징 통보, DL이앤씨 충당부채 영향은

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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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DL이앤씨[375500]가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으로부터 대규모 추징을 통보받자 하루 만에 주가가 20% 급락하는 등 우려가 가시질 않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추어봤을 때 충당부채 등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아 추징 통보가 신용도 등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 8천533억원 추징 통보에 DL이앤씨 주가 급락…"절차적 하자로 불복"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으로부터 법인세 8천533억 원 추징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통보받은 법인세는 본세(4천392억 원)와 가산세(4천141억 원)를 합한 금액으로, DL이앤씨 자기자본의 약 16.27%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는 사우디 과세당국이 지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사우디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과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설계·조달한 용역도 사우디 과세당국이 현지 고정사업장에서 수행했다고 간주해 법인세를 부과했다는 게 DL이앤씨의 설명이다.

사우디는 이전부터 DL이앤씨의 텃밭으로 인식돼왔다. 지난 2011년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건설(12억2천만달러) 등을 수주해 그 해에만 총 35억달러의 일감을 따왔을 정도다. 합성고무플랜트(7억1천만달러), 암모니아 생산공장(8억2천500만달러)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DL이앤씨는 과세 처분이 부당하다며 국가 간 상호합의절차(MAP)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단 입장이다. 사우디 소득세법상 최대 부과 기한(10년)이 지난 사업연도까지 포함해 과세했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기간 한국에서 법인세를 신고해 사우디 당국이 부과한 법인세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점도 절차적 하자의 근거로 꼽았다.

사우디의 재정 악화가 추징 결정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사우디는 지난해 2천450억 리얄(한화 약 100조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사우디 GDP의 5.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더불어 완공 비용이 최대 8조8천만 달러로 알려진 사우디의 '네옴시티' 사업 규모도 외국인 투자 유치 부진, 유가 하락 등으로 꾸준히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발 추징 통보 소식이 전해지면서 DL이앤씨 주가는 전일 기준 20.14% 급락한 5만9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 낙폭(-9.99%)의 약 두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DL이앤씨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건설업계 내에서는 이번 추징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특정 프로젝트에 과세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던 반면, 장기간 걸친 추징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현장에서 내야 할 세금을 다 내지 않았을 때 자료 제출 등의 형태로 소명을 요구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편"이라면서 "10년 이상 공사했던 부분들을 문제 삼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 모니터링 대상된 충당부채…"가능성은 낮아"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DL이앤씨가 불복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법인세 현실화 여부 추이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불복 절차 진행 상황과 더불어 이에 따른 최종 납부 및 환급세액 규모, 지급수수료 등의 부대비용 발생 수준, 충당부채 계상 여부를 포함한 재무제표 전반의 회계적 영향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불복 절차가 예고돼 있어 DL이앤씨가 이번 법인세를 지출 가능성이 큰 충당부채로 분류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섣불리 분류하기엔 큰 규모기도 하다.

과거 사례를 참고해도 이번 법인세가 충당부채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단 의견도 제기됐다.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2019년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중재를 국제상업회의소에 제기해 국제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전 포스코건설)와 게일인터내셔널은 지난 2002년 합작회사(NSIC)를 만들어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 사업에 참여했다.

2015년 양사 관계에 금이 가면서 게일의 합작사 지분을 포스코이앤씨가 사들인 뒤 다른 외국 회사에 팔아 새 파트너를 구했는데, 게일 측이 신의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2022년 포스코이앤씨가 승소해 3조5천억 원이 넘는 배상 위기에서 벗어났다.

소가 진행되는 동안 포스코이앤씨의 충당부채가 급증한 적은 없었다. 지난 2020년 말 포스코이앤씨의 충당부채 규모는 3천712억 원이었는데, 이듬해 3천592억 원으로 집계되는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회계법인과 소통하면서 결정할 것 같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충당부채로 분류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포스코이앤씨가 당시 분쟁을 겪고 있을 때도 잠재 배상금을 충당금으로 잡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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