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빠른 명목 성장에 대한 언급과 한국은행의 1분기 성장률 발표에 급속한 명목 성장과 GNI 성장이 포함되면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큰 폭의 명목 성장과 실질 및 명목 GNI 성장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이를 반영하여 이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4회 인상 의견까지 나왔고 지지받고 있다.
실질 생산(실질 GDP)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최대 생산성장률인 잠재 GDP 성장률을 넘느냐 아니냐는 인플레이션 억제관점에서 중요하다. 반면, 교역조건에 의한 명목 성장개선이나 소득개선은 경제참여자들의 소득, 지출 능력, 부채 부담 능력 등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명목 GDP의 증가 혹은 GNI의 증가는 생산활동을 위한 자원의 투입을 직접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 투자, 정부 지출이 늘어나면서 물가에 영향을 주는 간접경로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산물량 증가율 측정치인 실질 GDP 성장보다는 물가에 주는 영향이 간접적이고 시차가 있다.
이를 감안하여 생각하면, 현재 실질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으나, 소득의 증가는 매우 가파른 상태이므로, 당장의 물가 상승압력은 높지 않으나, 소득의 증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의 증가 등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미래의 실질성장률과 물가의 상방 압력은 커지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현재의 명목 성장과 소득의 증가는 거의 전적으로 교역조건 개선에 의한 수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의 차이에 기인한다. 아래의 표는 올해 관세청의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과 수입 증가율이다.
수출 증가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1분기 평균 수출 증가율이 37.2%인데 4월과 5월 수출 증가율은 가속되고 있으며, 특히 5월의 경우 영업일당 수출 증가율은 60.3%에 달했다. 4월부터는 미국-이란 전쟁에 의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 증가율도 오르기 시작하였지만,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율-수입 증가율의 차이는 전체적으로 2분기가 1분기보다 크다. 정전의 영향으로 최근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무역수지 증가의 추세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칼럼들에서 (수출 증가율-수입 증가율)/2+전년도 명목성장률이 올해 명목성장률을 예측할 수 있는 값이라고 했었고, 실제로 1분기 명목성장률을 근사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2분기의 명목 GDP 성장률과 GNI 성장률은 1분기보다 높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1분기 명목성장률을 예측했던 방법을 다시 이용하면 2분기 명목성장률은 전년 비 20%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하여, 이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의 증가가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는 세수가 증가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고, 근로자들은 아직은 입금되지 않았지만, 대규모의 성과급이나 임금 상승이 실현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즉, GNI 증가가(혹은,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명목 성장의 증가가) 소비의 증가, 재정지출의 증가로 이어질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수입 데이터를 살펴보면 반도체 생산장비 수입 증가가 눈에 띈다. 기업의 생산설비 투자가 늘어날 개연성도 보인다는 것이다.
체증하고 있는 2분기 수출 증가율 자체로도 올해와 내년의 성장 전망을 상향할 이유가 될 수 있는데, 여기에 더해 소득 증가의 이차 영향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경제 규모가 우리가 과거의 모델에 기반하여 예측한 것보다(다시 말해, 과거의 추세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팽창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사고와 미래 예측은 과거의 경험과 추세에 기반한다. 그래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인간은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는 점진적인 변화를 선택한다. 그러다가 급격한 변화에 익숙해지고 난 후에야 변화의 속도와 폭에 상응하는 급격한 대응 방안을 선택한다. 한국은행의 정책 대응도 처음에는 점진적이고 신중할 것이다. 그래서 5월 금통위에서는 현재의 정책금리가 원래의 계획보다 훨씬 완화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동결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변화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하다는 것을 인지하였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급격한 통화정책의 변화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20%에 육박하는(혹은 상회하는) 명목 성장에 익숙해지고, 그 영향을 실제로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후에는 경제 상황 변화의 속도와 폭에 걸맞은(혹은 더 과격한) 정책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점차 시장과 정책당국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익숙해지고, 이러한 변화의 함의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 현재의 정책이 상황변화에 너무 후행적인지(즉, 정책이 behind the curve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책변화의 타이밍이 늦었다고 판단하게 되면 큰 폭의 신속한 정책변화가 실현될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적정한 정책금리 수준이 얼마인지는 아마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적정금리와 현재 금리의 차이는 매우 크다는 것, 정책금리를 조정해야 할 급박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논리적 결론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 아닐까? (유창범 WiseFriend 대표)
장순환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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