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 시대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넘어선 국가 차원의 추가 산업 입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수도권에 집중된 기존 반도체 생산체계만으로는 AI 혁명이 만들어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용인 클러스터를 조기 완성하는 동시에 2035년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산업지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2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한 질문에 "지금 정부 부처 간 매우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정부와 민간이 함께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용인에 4개의 대규모 팹(Fab)을 건설하기로 확정했고 삼성전자도 용인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은 평택에 6기 정도의 팹을 운영하고 있고 청주를 포함한 주요 거점별 투자 계획이 이미 수립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특히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속도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팹 하나를 짓는 데 통상 7~8년이 걸린다"며 "하이닉스는 당초 2044년까지 계획했던 공장 건설 일정을 2034년 수준으로 10년 가까이 앞당기고 있고 삼성 역시 장기 투자 계획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용인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공급 계획 역시 전면 재점검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투자 일정에 맞춰 송전망과 산업용수 공급 계획도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용인 사업을 더 빨리 진행하는 것"이라며 "AI 혁명으로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적기에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적 전략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용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수도권의 부지와 전력 공급 한계를 언급하며 "2035년 이후를 내다본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제기되는 호남권 신규 반도체 벨트 구상과 관련해서도 "용인을 포기하거나 수도권 시설을 이전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수도권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며 "AI 시대의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생산 거점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남에 조성되는 반도체 벨트는 기존 생산시설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라며 "용인 사업이 끝난 뒤에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을 단순한 지역 개발 정책이 아니라 미래 산업 전략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김 실장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이라며 "용인을 포함해 호남, 충청, 동남권 등 전국을 아우르는 산업 벨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동남권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는 데 대해선 "동남권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이라며 "특정 지역에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 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는 균형발전 논리보다 산업적 효율성을 우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실장은 "반도체 산업에 가장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며 "송전망 문제나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난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중장기 산업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달 말 예정된 민관 합동 회의를 통해 AI 시대 국가 산업 전략과 지방 투자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4 dwise@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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