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직격에 여의도 '긴장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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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연이틀 증권사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자, 여의도 증권가는 그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느라 분주하다.
24일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주식을 내가 팔았을 땐 이틀 있다가, 주말에 걸리면 4~5일 있다 돌려받는데 증권사는 내 돈을 담보로 대출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를 바로잡으라는 메시지를 전한 만큼) 주식 결제주기 단축 문제 관련해선 계속 핸들링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결제주기 단축 시기를 앞당기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 거래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T+2)에 결제가 이뤄지는 현행 구조를 두고 "(결제 대기 일을) 줄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 적용된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시행 시기를 당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증권사만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을 팔고 돈을 돌려받는 데 이틀이나 걸리는 게 납득이 안 될 수도 있고, 해당 증권사들은 그사이 이 자금을 이용해 꽤 혜택을 보는 모양"이라며 "정당하지 않은 측면도 있으니 (시행 시점을) 단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22일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를 직격했다.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한 게 후회가 많이 된다"며 이미 증권신고서를 수리한 상태에서는 우리가 나설 수 있는 게 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든 드러누워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급등 해소와 투자자금 환류를 위한 방책이었으나 결과론적으로 효과는 별로 없고 부작용만 낳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를 불렸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해당 상품의 회전율이 최고 200%에 육박했던 점에 미뤄, 증권사가 취할 수 있는 매매수수료가 많게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도박판에서 '뽀찌'(도박에서 많은 돈을 딴 사람이 주위 사람에게 일정액을 사례하는 관행) 뜯는 사람이 돈 많이 버는 모양새"라면서 "정작 플레이어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심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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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과 이 원장은 각각 결제주기 단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발언한 것이지만 공통 분모는 증권사였다. 증권사가 '중간에서 이득을 취하는'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증권업계는 발언의 파급력이 큰 대통령과 감독당국 수장이 날 선 지적을 한 만큼, 그 배경과 사실관계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분위기다.
일단 증권 업계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매도대금을 활용해 이득을 취한다는 말에 선을 그었다.
투자자가 주식을 판 뒤 결제를 기다리는 동안 해당 자금은 증권사에 머물지 않는다. 투자자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의 예탁금은 신탁 방식으로 예치돼 운용된다"며 "증권사가 예탁금을 직접 보관하거나 운용하는 형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증권금융도 운용 과정에서 생긴 수익을 가져갈 수 없고 약정된 운용 수수료만 받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자금을 담보로 대출 사업에 나선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트레이딩 부문 임원은 "매도대금담보대출은 결제 예정 대금을 담보로 '증권사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라며 "고객 자금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가 체결되더라도 실제 대금은 결제 절차를 거쳐서 들어온다"이라며 "증권사가 이 자금을 활용해 별도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T+2 결제체계가 증권사 수익과 무관한 건 아니다.
또 다른 증권사 리테일 부문 담당자는 "T+2 결제 체계 하에서 증권사들에는 매도담보대출 수익과 예탁금이용료 수익이 생긴다"며 "매도담보대출 수익은 미미하지만 예탁금이용료 수익은 대형사의 경우 주 수익원 중 하나"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수익원 중 하나라는 이유로 증권사들이 결제주기 단축을 반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증권 업계는 수긍하기 어렵단 반응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의 상품 거래가 활발할수록 증권사들이 매매수수료 이익을 거둬가는 건 사실이지만, 상품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증권사 탓으로 돌리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증권사의 다른 한 임원은 "거래시간을 늘리면 거래가 늘고, 거래가 늘면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거래시간 연장의 책임을 증권사 묻지는 않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마찬가지"라며 "투자 과열이 일어났다고 해서 결과론적으로 '증권사만 배를 불렸다'고 접근하는 건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증권사가 요구해 만든 상품이 아니라, 환율 안정과 투자자금 환류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한 것"이라며 "브로커가 주문받아서 처리하고 수수료 받는 게 증권업인데,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처럼 해석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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