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도권, 홍콩·싱가포르 닮아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한국 경제의 고성장을 두고 "대한민국 수도권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며 자산과 소득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기업과 수출 부문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성장의 과실이 특정 계층과 지역에 집중될 경우 수도권 주거비 상승과 자산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김 실장은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민간 부문에서 이익이 엄청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역사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민간이 호황인 상황에서 거시적으로 통화나 재정은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성장세가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닌 교역조건 개선과 기업 수익 증가에 기반한 실질적인 소득 증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실질적으로 돈이 들어오면 경제 전체의 비커 수위가 올라간다"며 "문제는 그 과정에서 물가와 금리가 오르고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계층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 사례를 언급하며 성장의 과실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을 경고했다.
그는 "국제금융센터가 된 런던이나 홍콩, 싱가포르를 보면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도심에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외곽으로 밀려난다"며 "홍콩은 대학을 나와도 10평 이상 집을 사기 어려울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높다. 대한민국 수도권이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김 실장의 발언은 최근 그가 반복적으로 제기해온 '명목 성장의 역설'과 맞닿아 있다.
실제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1분기 명목 성장률이 17%를 넘어선 점을 언급하며 "환희와 낯섦,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경제 전체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성장의 과실이 특정 산업과 특정 지역에 집중될 경우 오히려 부동산 가격 상승과 자산 격차 확대,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그는 AI 시대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방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를 언급한 것은 단순한 해외 사례 소개가 아니라 AI와 반도체 중심의 초고속 성장 과정에서 한국 역시 '부유한 국가 속 가난한 국민'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민간이 호황이면 매크로 통화나 재정은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 민간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거시에서 확장으로 가면 경제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재정을 확장한다고 하셨지만 재정이라는 걸 그렇게 확장으로 갈 국면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들의 물가, 금리 다 올라가면 부담이 되지만 그렇다고 기업에 돈을 벌지 못하게 할 순 없다"며 "우리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4 dwise@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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