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10년물을 웃도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초장기물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구조적 수요 감소라는 밑그림 위에 최근 단기 수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초장기물 커브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조적 수요 감소와 공급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 환경에서 초장기물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민평 기준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30년물-10년물)는 16.9bp까지 벌어졌다. 2023년 7월 이후 마이너스를 이어오던 이 스프레드는 지난 5월 중순 일시적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
전 거래일에도 장기물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르며 베어스티프닝이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bp 오른 3.775%, 10년물은 1.1bp 높아진 4.173%였으나 30년물은 4.342%로 4.2b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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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기물 약세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22일 열린 재정경제부와 국고채 전문딜러(PD) 간담회였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하반기 장기물 발행 비중을 가이드라인 하단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기물 수급 부담을 낮추는 재료지만 시장에서는 그만큼 수요가 받쳐주지 않은 데 따른 조치로 평가했다.
재경부 장기물 발행 비중 가이드라인은 30~40% 수준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30년물 발행 비중 축소에도 발행 부담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20~50년의 발행 비중이 30%를 기록할 경우 하반기 발행해야 하는 장기물 규모는 35조7천억원"이라면서 "하반기 20년과 50년의 발행 규모가 2025년 하반기와 같은 7조1천억원 수준으로 발행될 경우 하반기 발행해야 하는 30년 규모는 28조6천억원"이라고 분석했다.
월 평균 4조8천억원의 발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6월 30년물의 경쟁 입찰 규모가 3조원까지 축소됐음에도 30년 금리는 약세를 보였는데 향후 발행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면서 "장기물 발행 비중을 축소하지 않는 이상 연말로 갈수록 30년의 발행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입찰에서 정부가 30년물 발행을 5조에서 3조원으로 2조원 줄였지만 다음주 30년 입찰이 추가로 예정된 점도 부담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7월은 소폭이나마 6월 대비 발행을 늘리면서 발행 규모를 정상화한다고 했고, 장기물 발행 비중은 줄인다고 했는데 수요 부족에 따른 조치로 해석되는 것 같다"며 "이번 주 20년물에 이어 다음 주 30년물까지 입찰이 연달아 있다 보니 시장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30년물 입찰이 두차례나 진행되는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구조적 공백이 커지고 있다. 초장기물의 양대 수요 축인 보험사와 외국인 모두 매수 강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진 상태다.
보험사의 경우 금리 상승기에 부채 듀레이션이 줄면서 자산 매칭을 위한 초장기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공격적인 매수 사이클은 상당 부분 마무리됐고, 운용 목표도 단순 듀레이션 확대에서 수익성·자본효율성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초장기물 약세로 보험사 본드포워드 포지션에서도 미실현 손실이 나면서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채권을 살 여력은 더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역시 4, 5월 들어 급격하게 초장기물 매수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수요도 초장기물에는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WGBI 관련 자금은 주로 2~5년 구간에 집중되는 양상이며, 금리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자본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30년물을 적극 매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
앞선 채권딜러는 "WGBI 기대감도 상당했는데 생각보다 장기 쪽이 아닌 다른 구간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WGBI 자금이 보통 10년, 30년 장기물 중심으로 평균 듀레이션이 7~10년 사이로 알려졌지만 결국 이들도 수익을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물이 이렇게 밀리는 상황에서 굳이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잠재성장률 상승이 장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향후 초장기 금리 전망에 더 부정적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잠재성장률 반등 가능성이 장기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모두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확대보다는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잠재성장률 반등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실질 시가총액과 회전율이 국내총생산(GDP)과 양(+)의 인과성을 보이는 만큼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경로 성장은 기업의 투자 확대 및 상장기업 수 증가를 거쳐 생산함수 관점에서 자본스톡 및 잠재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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