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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다" 부인에도 또 불거진 KAI 매각설…"분위기 달라졌다"

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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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설이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26.41%)의 부인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소위 '주인 없는 회사'로서 정권 교체기나 사장 공백기에 종종 고개를 들던 이야기지만, 이번엔 양상이 좀 다르다. 특정 기업이 지분 확대를 통해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게 도화선이 된 만큼, 단순 설(說)을 넘어 매각 성공 가능성이 가장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현재 최대주주(26.41%)로 있는 KAI 지분을 매각할 의사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지분 매각 계획 자체가 없다"며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인에도 업계에서는 수은 지분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인은 한화그룹의 공격적인 지분 확대다.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KAI 지분을 아무런 사전 교감 없이 무작정 늘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KAI의 경우 수은 외에 국민연금(8.75%)도 주요 주주여서 정부 측 지분이 33%가 넘는다. 이에 정부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최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는 등 KAI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지분율 5%를 넘겨 보유 사실을 공시한 이후 빠르게 추가 취득에 나서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주주 자리도 꿰찼다. 현재 지분율은 10.15%지만, 연내 최대 12%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사회 진입이나 주주제안 등을 추진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방산 수직계열화 등 사업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겠단 복안이다. 최대주주인 수은이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기 전엔 인수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일단 토대 먼저 다지자는 계산이 깔렸다.

증권가에서도 올 하반기 수은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트리거는 의무 공개매수제 도입이 골자인 자본시장법 개정이다.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땐 소액주주 지분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는 만큼, 이를 기점으로 수은 민영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재광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예상되는 법 개정 이후 수은 지분 매각 이벤트 발생이 예상된다"며 "경쟁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물론 정부 차원의 자산 매각 금지 조치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11월 전(前) 정부의 자산 헐값 매각 등을 문제 삼으며 각 부처 및 관계기관의 자산 매각을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했다. 부득이한 경우 국무총리의 사전 재가를 받아 진행하도록 예외를 뒀지만, 대부분의 출자회사 지분 매각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수은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언제든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수은은 지난해 국회 답변에서 "현재 KAI 주식 매각 계획이 없다"면서도 "향후 대내외 여건 변화가 생길 경우 경영 전략과 시장 여건 등을 검토해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수은은 지난 2016년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5천억원 규모의 KAI 주식을 넘겨 받으며 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당시 산은은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9.9%까지 하락하자 재무건전성 개선 지원 차원에서 상장사 주식 현물출자를 결정했다.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수은이 KAI 지분을 처분하면 BIS 비율 개선과 유동성 확보 등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전환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줄고 매각 차익에 따른 이익잉여금 발생으로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본은 정부가 힘을 싣는 생산적·포용적 금융 확대에 투입할 수도 있다.

[출처: 한국수출입은행]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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