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이상 가격 현상이 빈번해지자 한국거래소가 괴리율 제도 대폭 손질에 나섰으나, 증권·운용업계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과 같은 괴리율 확대는 국내외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현상'일뿐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운용사들은 거래소가 마련한 'ETF 괴리율 관리 개선 방안 검토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
업계에서 가장 문제 삼는 부분은 해외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의 괴리율을 기존 6%에서 3%로 대폭 강화한 내용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전일 단독 송고한 '한국거래소, ETF 괴리율 관리 대수술…국내 3%→2%·해외 6%→3%' 제하의 기사 참고)
현재 국내자산 ETF(3%)보다 해외자산 ETF(6%)의 괴리율 관리 수준이 더 느슨한 것은 상품 구조 때문이다.
해외자산 ETF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은 실시간으로 변동되지만, 자산가격(iNAV)은 전일 미국장 종가에서 멈춰있다. LP들은 미국장이 끝난 뒤에도 해외 선물시장이나 대체거래소 등의 가격을 반영해 호가를 제시하는데, 괴리율 산출 기준이 되는 iNAV만 실시간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자산 ETF보다 괴리율이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사 한 LP 담당자는 "쉽게 예를 들어 S&P500지수가 아시아장에서 전일 미국장 종가보다 2% 빠진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면, LP들은 2% 낮춰서 호가를 내게 된다"며 "여기다 그 ETF가 레버리지라면 4%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데, iNAV는 전일 미국장 종가에 멈춰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장에서 4% 내린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괴리율 관리를 위해 3%만 내린 가격으로 호가를 낸다면 실제보다 높은 가격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변동성장에서는 괴리율이 더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 다른 LP 담당자는 "이제는 가격 움직이는 단위가 달라졌다"며 "LP로서도 예전처럼 호가를 댔다가는 헤지가 제대로 안 돼서 손실이 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운용사 한 ETF 담당자는 "괴리율 관리 강화가 투자자 보호 관점이라고 하지만 현실이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라며 "LP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면 시장을 떠나려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LP들이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 큰 ETF는 피하려고 하고, 유동성 공급하기 쉬운 국내상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ETF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LP 교체 기준을 괴리율 미준수 날이 '분기 중 20일 이상일 때'에서 '분기 중 3일 이상일 때'로 바꾼 부분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운용사 다른 ETF 관계자는 "변동성 큰 구간이 몰려있는 분기에는 3일도 부적절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미국 지수가 3~4일간 연속으로 3%씩 쭉쭉 빠진다면 3~4일 내내 괴리율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iNAV 산출 방식을 현실화하는 방안이 선행돼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다"며 "거래소에서는 사후 조치 시 시장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2025.10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