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루 시츠 글로벌 채권리서치 헤드는 24일(현지시간) 자사 팟캐스트를 통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경우에도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케빈 워시 의장 체제 아래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지난 3월 전망보다 훨씬 높은 물가상승률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을 내놨다. 정책 성명서 역시 경제 상황과 정책 결정 배경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시츠는 연준이 실제로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우리는 연준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올해 남은 기간 인플레이션이 더 낮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준이 현재 전망을 유지한다면 금리 인상은 합리적인 선택이겠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이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전망이 작성된 이후 국제유가가 상당폭 하락했다"며 "시장에서는 페르시아만 지역의 기존 원유 생산이 정상화되는 데 더해 이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합의에 따라 원유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반의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우려보다 낮게 나타난다면 연준은 올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동결이 곧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시츠는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를 꼽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며 "이는 시장 충격을 줄이고 정책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워시 의장은 이러한 방식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으며, 앞으로는 훨씬 적은 수준의 정책 가이던스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시츠는 "연준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시장을 덜 안내하게 되면 이는 매우 큰 변화가 될 것"이라며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경로, 인공지능(AI)과 생산성 향상 효과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지표 하나하나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 미국 2년물 국채금리와 주요 통화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영국 사례를 들어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이 반드시 시장 안정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국 2년물 국채금리는 그 사이 100bp가 넘는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시츠는 "중앙은행이 정책을 바꾸지 않더라도 시장은 충분히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앞으로는 연준의 정책 변화보다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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