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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이번엔 어떻게 다른지 봤더니…재고 사이클 고장났다

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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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인공지능(AI)발(發)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이 과거와는 어떻게 다른지 재고와 매출을 근거로 한 구체적인 분석이 나왔다.

도영웅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에서 호황의 정점을 찍고도 불황 국면으로 넘어가지 않고 있는 현재의 반도체 출하·재고 그래프를 제시했다.

반도체 출하 증가율을 X축, 재고 증가율을 Y축으로 하는 사분면 그래프에서 과거에는 시장이 호황의 정점을 거쳐 재고와 출하가 동시에 감소하는 불황 시기로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재고는 감소하는데 출하가 계속 늘어나는 현상이 유지됐다.

이를 그래프상에 나타내면 2023년 6월 호황 초입에 진입한 반도체 시장은 2024년 3월 호황 피크(peak)를 거쳐 다시 불황 초입 국면으로 진입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 올해 4월까지 시장이 다시 호황 피크 국면에 머물렀고, 재고 감소와 출하 증가가 계속 이어졌다.

X축은 출하, Y축은 재고의 전년 대비 증가율

[출처 : 한국경제연구원]

도 위원은 "시계 방향으로 2024년 3월까지 잘 가다가 뒤엉킨 실타래처럼 뒤섞이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다시 왼쪽으로 내려가서 불황으로 갈지, 아니면 호황이 유지될지 재고 사이클로 봐서는 알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박동을 닮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에서도 과거의 패턴이 깨졌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전년 대비 반도체 매출의 증가율은 일반적으로 40개월의 주기로 움직이고, 증가율 고점과 저점의 차이도 40%포인트(p) 정도로 유지됐다.

그러나 이번 호황에서 이 주기가 깨졌고, 전년 대비 증가율이 80% 이상으로 치솟았다.

[출처 : 한국경제연구원]

반도체 매출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이유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아마존(76.7%), 구글(107.6%), 마이크로소프트(49.1%), 메타(46.8%) 등 '빅4'의 설비투자는 최대 108% 급증했고, 올해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7천250억달러(1천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호황이 이전과는 달리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를 장기공급계약(LTA)의 체결에서 찾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과거와는 달리 주요 고객들과의 LTA에 가격을 구속하는 내용이 포함되고 있다"며 "굉장히 달라진 점이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이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국내에 계속 투자할 수 있다고 한다면 반도체 호황이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AI발 호황이 강력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반도체 부문의 호황을 내수로 흘려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본부장은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5년이나 10년 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사이클은 본 적이 없다"며 "올라가는 사이클이 있으면 분명히 떨어지는 사이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한 K자형의 경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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