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K하이닉스가 약 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경쟁 투자처 등장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와 메모리 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 확대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 규모를 약 3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 상장이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크론이 9.46배, 샌디스크가 10.47배 수준인 반면 SK하이닉스는 6.97배, 삼성전자는 6.45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해외 거래소에만 상장된 기업 사이에는 분명한 밸류에이션 격차가 존재한다"며 "미국 상장은 SK하이닉스와 미국 경쟁사 간 할인 폭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니컬러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니컬러스 대표 역시 "상장 이후 애널리스트 커버리지 확대와 기관투자가 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며 "초기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멀티플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메모리 업황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가격 강세 지속 여부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업황에 대한 낙관론을 강화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메모리 공급이 증가하는 수요를 따라잡을 시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수급 불균형은 최소 18개월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 힘입어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16% 급등했으며,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도 13%대 강세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5.78%까지 뛰기도 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은 마이크론에는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마이크론은 미국 투자자들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되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일부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측면에서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상장이 마이크론 입장에선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부 투자 자금이 마이크론과 샌디스크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도 "동시에 투자자들의 메모리 산업 이해도가 높아지고 비교 가능한 기업군이 늘어난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두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상장 이후 주요 반도체 지수 및 기술주 지수 편입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앤드루 로코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 전략가는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가 미국 주요 반도체 및 기술주 지수 편입 요건을 충족하게 되면 패시브 자금 유입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도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이후 옵션 거래가 가능해지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옵션 전략을 활용해 변동성 위험을 일부 헤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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