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세대의 표심은 과거 선거에 비해 이념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른바 '이대남'이 오세훈 시장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주며 보수화 흐름을 유지했고 민주당이 강세였던 청년 여성층에서 여야의 득표 차가 줄었다.
이들의 최대 화두는 부동산과 주거였다. 특히 독립과 결혼, 내 집 마련 시기가 맞물린 30대에게 집값, 전월세 부담 등 주거 문제는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개발 공약과 현실적인 정책에 표심이 반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30세대 여성층에서도 무조건적인 줄 세우기 투표 대신 인물론과 실리를 따지는 교차투표가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됐다. 청년들은 투표를 통해 집 문제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국민의 경고라며 한발 물러섰다. 도심 접근성이 좋은 알짜 유휴부지를 총동원해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했지만, 선거 이후 집에 대한 청년의 고민을 해결할 답을 찾는 데 더욱 절실해졌을 것이다. 다음 달에 나온다는 공급 대책에 청년층을 위한 주택 공급이 담길 것이라고 쉬이 짐작된다. 도심 주택 공급 반대 여론에 "그렇게 다 반대하면 청년들은 어디 가서 살겠나"라고 반문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에서 청년 주거 안정에 대한 다급함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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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주택 공급만으로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일소하는 것은 무리다. 금융 지원, 일자리 연계를 조화롭게 꾸려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살면서 일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과 같은 다양한 금융 지원을 하고 있으나 청년들에게 빚을 내라는 식이라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고 금리 인상기에 청년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청년 주거정책의 해외사례 비교 분석을 통한 주거정책 개발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여러 유럽 국가에는 대출보다 주거급여가 보편화돼있다며 청년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예방적 사회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등은 직업훈련생의 월세를 직접 보조해 교육 이수를 함께 도우며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패키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펴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청년들이 직면한 다양한 이슈에 세심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보고서는 연방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지원 실무는 지역 주택청이 맡는 미국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되면 지역 상황에 맞는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더 커진다면 청년 주거 정책의 체감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이나 오스트리아처럼 정부 쪽이 아닌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가 청년 임대주택 공급을 맡는 방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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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청년층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고자 기존 주택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새겨볼 만하다. 오스트리아,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택 재고가 충분해 청년들의 주거 수요에 대응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 사회주택 재고가 전체 주택 재고의 16%가 넘을 정도로 넉넉하다고 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새로운 공공임대를 빠르게 공급하는 데 특화돼있지만, 단기 임대 후 분양 전환하거나 전세 임대하는 유형이 포함돼 장기적 주거 안정성 보장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청년 주거 정책이 미진한 사이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청년의 독립을 가로막고 있다. 작년 서울연구원의 패널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에 사는 1981~1986년생의 캥거루족 비율은 1971~1975년생의 2배로 10년 새 독립하지 못한 청년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대신 부모와 함께 살면서 집안일과 부모 돌봄을 하고 용돈이나 생활비를 받는 청년층을 뜻하는 전업자녀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부모의 지원으로 주거를 해결하다 보면 개인의 자립심이 떨어지는 것을 넘어 가족 불화와 부모 세대의 빈곤을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청년 주거의 고난도 퍼즐을 풀 시간이 넉넉해 보이진 않는다. (산업부 부동산팀장)
hjlee2@yna.co.kr
이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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