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에 헤지 증거금 1조↑…빅3 생보사 대응 분주
RP 매도·금리 상승에 ALM 축소 대응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수용 기자 = 코스피가 9,000선까지 고공행진 하는 동안 주요 보험사에는 조(兆) 단위의 유동성 부담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변액보험(특별계정)은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늘어났지만, 이를 헤지하기 위한 선물 매도 포지션에서는 추가 증거금이 쌓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 보험 판매 둔화로 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증시 호황이 역설적으로 유동성 부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일부는 최근 1년간 변액보험 주식 관련한 헤지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1조 원이 넘는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특별계정으로 분류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기간 중에 보험금이 변동하는 상품이다.
특별계정 자산은 주식이나 채권, 수익증권(펀드) 등으로 운용한다. 이 중에서 최근 국내 증시 급등으로 주식의 평가이익이 크게 불어났다. 하지만 문제는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 보험사는 동시에 헤지 부담이 늘어난다.
보험사는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를 적용받아 자산과 보험부채(BEL)의 주가 민감도를 관리한다. 주식의 가치가 급등하면 자산과 부채 간 민감도 차이가 확대돼 통상 코스피200 선물 매도 등을 통해 노출도를 조정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장기간 우상향하면서 헤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전일 기준 코스피200 선물은 1천459포인트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천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할 경우 지수 상승분만큼 평가손실이 발생해 이를 메우기 위한 추가 증거금을 지속해 납입해야 한다.
연합인포맥스 변액보험 회사별자산구성(화면번호 5702번)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일 기준 37조5천984억 원 순자산을 기록했다. 단일 보험사 중 최대 규모다.
전년 동기(26조8천억 원)보다 11조 원 가까이 늘었다. 당시 국내 주식은 2조3천억 원, 주식형 수익증권은 4조4천억 원이었다. 합산 약 6조7천억 원이었다.
자산 규모와 내부 위험도 규정 등을 감안할 때 대형 보험사의 경우 코스피200 선물 매도 포지션 규모는 4천~5천여 계약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사는 장부상 자산(주식)의 평가이익은 늘어났지만, 선물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증거금은 즉시 만기 전에 현금으로 납입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빅3 생명보험사가 모두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만기가 길어 주식 평가이익이 발생하더라도, 당장 헤지 목적 선물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유동성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도 높은데 채권을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보험업계는 신규 보험 판매 둔화와 보험금 지급 증가 등으로 과거에 비해 유동성 여력이 줄어들었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등을 통해 계정 간 자금 운용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사 딜러는 "보험사는 일반계정이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특별계정에 대여해 줄 수 있다"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채권을 팔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금리가 상승해 부채 듀레이션이 더 짧아지면서 ALM 차원에서 채권을 보유해야 할 유인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유동성 위험 징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관계자는 "주가 상승으로 헤지 포지션의 롤오버 비용이 늘어나긴 하지만 이상한 점은 감지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해 보험사 유동성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촬영 임은진]
ybnoh@yna.co.kr
sylee3@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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