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넥스트증권이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세운다. 금융 영업 확장이 아닌 글로벌 AI 개발 인재 채용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해외 진출 패턴과 결을 달리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현지 법인 '넥스트 마켓 아시아(Next Markets Asia Pte. Ltd.)' 설립 안건을 의결했다. 내달 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며, 자본금은 10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원)다.
설립 취지가 이채롭다. 넥스트증권 측은 "증권을 포함한 금융 사업을 영위할 계획은 없다"며 "글로벌 AI 엔지니어 역량 확보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 개발자 채용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법인장은 고재도 테크본부장이 맡는다. 현지 채용을 중심으로 인력을 꾸리되, 국내 조직과 원격으로 협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통상 해외 법인을 세울 때 현지 위탁매매나 기업금융(IB) 등 금융 영업을 핵심 목적으로 내세운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현지 리테일 브로커리지 시장을 선점하고, 홍콩·뉴욕 등 주요 금융 도시에서는 기관 대상 IB 역량을 키우는 방식이 정석으로 꼽힌다.
순수 기술 인재 채용을 위한 해외 법인 설립은 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다.
싱가포르는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아시아태평양 거점을 집중 배치하는 도시다.
영어권 환경에, 안정적인 법제와 외국인 취업 인프라를 갖췄고, 인근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 등지의 IT 인재가 모여드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싱가포르 법인에서 이 인재풀에 접근하면서도 채용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금융권의 AI 인재 확보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고도화, 금융 AI 모델 개발, 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구현 등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국내 인력 공급은 빅테크·스타트업과의 경쟁에 치여 한계에 부딪히는 형국이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채용 반경을 넓히려는 금융사들의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넥스트증권은 지난해 10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이미 현지 법인 '넥스트마켓(Next Markets Corp.)'을 설립한 바 있다. 김승연 대표가 초대 법인장을 직접 겸임했다. 당시 회사 측은 개발 중인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연계해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글로벌 서비스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트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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