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거세지면서 은행권이 신용대출 조이기를 넘어 주식담보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는 등 관리 강도를 강화하고 있다.
증시 활황이 '빚투' 열풍으로 이어져 빠르게 신용대출이 늘고 있는 데다, 주식 차익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는 등 관리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최근 가계대출이 폭증하자 즉각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 금융회사들에 선제적인 자율 관리를 주문했다. 매주 회의를 열어 대출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사를 점검하는 등 밀착 관리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자 추가 대책을 내놓은 셈이다.
MCI·MCG는 주담대를 취급할 때 함께 가입하는 보험·보증이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 범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해 차주의 실질적인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금리 인상이나 대출 중단 없이도 대출 총량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담대의 효율적인 관리와 실수요자 중심의 안정적인 금융공급 기조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을 통한 주담대 죄기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지난 26일부터 대면/비대면 채널을 통한 MCI와 MCG 가입 제한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타행 상환조건부 대출을 제한하고 갈아타기 수요도 중단했다. 올해 한시적으로 증액했던 대출모집법인 접수 한도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렸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6일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주담대 MCI 가입 제한을 시작으로, 비수도권 소재 주택과 타행 대환 취급 제한 등으로 관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정책대출 상품을 제외한 MCG 한시적 제한도 시작했다.
앞서 당국은 지난 11일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9조3천억원 증가하는 등 21개월 만에 월간 최대 증가폭을 보이자 금융사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은행권은 1개월 새 주담대가 7천억원 늘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4조3천억원가량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지목됐다. 당국은 은행권에 경각심을 갖고 대출 관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앞다퉈 신용대출 제한과 마이너스 통장 한도 감액 등 후속 조치를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지난 26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당 1억원으로 제한했다. 마통 역시 기존에 '연소득 이내'였던 한도를 5천만원으로 낮췄다.
7월부턴 기존 마통을 연장하거나 재약정할 때 사용률에 따른 한도 감액도 시행한다.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전체 한도의 10%, 5% 미만 시 20%를 감액한다.
그에 앞서 지난 12일부턴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모집을 중단했고 자체 앱을 통한 갈아타기 수요도 막았다. 23일부턴 비대면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신규 접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 역시 15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별 접수를 제한하고 있다. 3천만원 이상의 마통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감액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일반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으로 묶었다. 국민은행은 마통 한도도 5천만원으로 제한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발 빠르게 자율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나머지 은행들도 주담대 조이기에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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