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 '1200%룰'이 내달 1일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에도 본격 적용된다. 그동안 원수 보험사에만 적용되던 규제가 GA까지 확대되면서 대형 GA를 중심으로 규제 시행 전 우수 설계사를 미리 확보하려는 영입 경쟁은 극에 달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인카금융서비스, 지에이코리아, 글로벌금융판매 등 대형 GA 4곳의 소속 설계사 수는 총 7만9천78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8%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형 GA 4개사가 지급한 정착지원금 규모는 총 342억3천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났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수수료 차별화를 통한 설계사 유인이 어려워지는 만큼 규제 전 막바지 영입 총력전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GA 업계 관계자는 "보험판매 1차 연도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1200% 룰이 전면 시행되면 첫해 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만큼, 법 테두리 안에서 미리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조직 규모를 키워두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무리한 설계사 쟁탈전이 '부당승환'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제3자 판매위탁(GA 채널)에 따른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철저히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부당승환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검사와 제재를 강화해 설계사뿐 아니라 보험사와 GA의 관리책임도 엄중히 물을 계획이다.
GA 업계에서도 1200%룰 시행과 관련해 그간 규제 시차로 인해 발생했던 우회 관행을 차단하고 원수사 전속 채널과 형평성을 맞춘다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보험 가입 후 2년(25회차)을 기점으로 급격히 유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GA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작년 말 기준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의 가입 후 1년인 13회차 유지율은 각각 88.40%, 86.83%로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초기 수수료 지급 기간이 만료되는 2년 차(25회차)에 접어들면 생명보험업계 76.00%, 손해보험업계 70.96%로 유지율이 가파르게 꺾인다. 설계사 500인 이상의 대형 GA 70여 개사의 유지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2년이 지난 관리자 미지정 상태인 이른바 '고아계약' 리스크가 원수사 전속 채널보다 GA 채널에서 훨씬 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전속 조직과 달리 GA 채널은 설계사가 이직하거나 퇴사할 때 그 사후 관리를 이어받을 인프라와 재정적 유인이 구조적으로 차단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설계사 개인의 직업윤리 문제를 지적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GA 채널에 적용되는 근본적인 수수료 지급 체계의 불평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수사로부터 사후 관리에 필요한 정당한 재원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GA 소속 설계사들이 계약을 장기 유지해도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 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기존 고객 케어보다 새로운 신계약 발굴로만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험상품 유지관리서비스의 중요성' 보고서를 통해 GA 계약의 경우 원수사 직접 관리가 어려워 체계적인 유지 관리가 구조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GA 업계 관계자는 "초년도 신계약 수수료의 상한선이 제한되면서 GA 채널의 단기 매출 타격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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