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두 달간 미국 주식을 팔아치우던 서학개미들이 6월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잠잠했던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결제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약 8억7천만 달러(약 1조3천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4월(약 4억7천만 달러 순매도)과 5월(9억4천만 달러 순매도) 연달아 매도 우위를 기록한 이후 두 달 만의 순매수 전환이다.
매수 규모 자체도 크게 늘었는데, 같은 기간 매수액은 306억 달러로 한 달을 채우지 않고도 작년 10월(455억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 주식을 쓸어 담으며 1분기에만 106억 달러 넘게 사들였던 연초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두 달간 이어진 순매도 흐름은 다소 꺾인 상황이다.
지난 4·5월 순매도세 배경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꼽힌다. 해외 주식 매도 자금을 국내 시장에 재투자하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5월 말 100% 감면 혜택이 종료된 후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그전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굳이 해외 증시를 통해 고배율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 서학개미의 순매수세가 잠시 나타나기도 했다. 순매수 규모는 986만 달러로 일시적인 전환에 그쳤고, 다음 거래일인 15일엔 다시 4억795만 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흐름이 바뀐 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페이스X가 상장하면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데뷔한 스페이스X에 글로벌 투자 수요가 몰렸고, 국내 서학개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페이스X 매수 물량이 결제주기를 거쳐 반영되기 시작한 16일부터 26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2억7천877만 달러(약 2조원)에 달했다.
뒤늦게 합류했음에도 스페이스X는 6월 1~26일 기준 미국 주식 순매수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는 18억8천만 달러로, 2위인 반도체 대장주 마이크론테크놀로지(5억8천만 달러)와 3배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 규모다.
여기에 스페이스X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레버리지 셰어즈 2X 롱 SPCX 데일리 ETF(SPCH)'의 1억3천800만 달러까지 합치면, 스페이스X 관련 순매수 규모는 2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순매수 전환이 추세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6월 순매수가 사실상 스페이스X 한 종목에 쏠려 있어서다. 스페이스X 보통주 순매수 금액(18억8천만 달러)만으로 미국 주식 전체 순매수액(8억7천만 달러)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스페이스X를 제외하면 나머지 미국 종목에선 오히려 10억 달러 안팎의 순매도가 난 셈으로, 두 달간 이어진 '팔자' 흐름이 종목 전반에선 사실상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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