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극 한계 돌파…5년 내 메모리 생산능력 2배 확대 추진
서남권 제2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기지를 서남권으로 확장한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2기씩 메모리팹을 짓는 방식으로 총 800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해 서남권을 용인·평택에 이은 제2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3S+1F 전략'이 제시됐다. 속도전(Speed), 거점전(Stronghold), 선도전(Spearhead)에 총력지원(Full support)을 더한 전략이다. 정부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기존 수도권 생산거점을 조기에 완성하는 동시에 새로운 생산거점을 전국으로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출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방송 캡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서남권 반도체 거점 조성이다. 정부는 수도권 반도체 팹 밀집으로 전력, 용수, 부지 한계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팹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투자 규모는 총 800조원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기업들의 신규 팹 부지 수요에 대응해 인프라, 정주여건, 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남권을 생산거점으로 정했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고 공급하고, 기업과 협력해 인허가와 부지 조성, 건축 절차를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서남권 거점은 기존 수도권 생산기지의 보완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정부는 평택 삼성전자 생산라인 건설을 가속화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팹 건설 기간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이 참여하는 용인 국가산단은 마지막 팹 건설 기준으로 당초 계획보다 7년,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용인 일반산단은 12년 단축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출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방송 캡처]
정부는 이를 통해 5년 내 메모리, 특히 D램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기존에는 삼성전자 평택 5호기와 6호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를 동시 건설로 바꿔 전체 건설 일정을 3~4년가량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판이 AI를 중심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전망을 인용해 메모리 시장 규모가 2025년 2천억달러에서 2030년 8천억달러로 5년 만에 4배 증가할 것으로 봤다. 경쟁국과 경쟁사들도 공격적으로 팹 건설에 나서고 있어, 투자 지연 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서남권 외에도 충청권을 패키징 거점으로, 동남·대경권을 소재·부품·장비 혁신 거점으로 각각 육성한다. 충청권에는 총 81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팹 건설을 추진한다. 부산과 구미 등에는 전력반도체와 핵심 소부장 실증 기반을 확충해 반도체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망 수요에 대응한다.
차세대 반도체 투자도 병행한다. 정부는 차세대 메모리와 엣지용 AI 반도체, AI 서버용 반도체, 국방반도체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연구개발부터 설계, 실증, 제조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는 향후 15년간 30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반도체 특별법에 따른 대통령 주재 반도체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특별회계, 산업통상부 내 반도체 혁신지원단 등을 통해 관련 투자를 뒷받침한다. 2027년에는 약 2조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이후 규모를 매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다만 서남권 반도체 거점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려면 전력과 용수, 인허가, 정주여건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메모리팹은 대규모 전력과 초순수 등 안정적인 인프라가 필수적인 만큼, 정부가 제시한 지원책이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이행될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꼽힌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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