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융지주, 하반기 은행 아닌 증권에 힘 싣는다…경영전략회의 돌입

26.06.30.
읽는시간 0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금융지주들이 이번 주부터 잇달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고환율과 금리 불확실성, 은행권 자금의 증시 이동에 대응할 해법을 모색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의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증시로 이탈하는 자금을 그룹 안에 붙잡아두기 위한 증권·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는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잇달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실시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3~4일 가장 먼저 회의를 열고, KB금융지주는 10~11일로 뒤를 잇는다. 우리금융지주는 16일과 17일 중 개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공통된 화두는 환율·금리 그리고 롤러코스터 타는 코스피 등 '불확실성'이다.

달러-원 환율은 1,500원대에서 또 다른 '뉴노멀'을 만들어냈고, 금리 경로의 명확하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과 포용·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까지 겹치면서 은행의 입지는 좁아졌다.

반면 올 상반기 증시 강세로 은행의 예·적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객 자금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로 연결하는 그룹 차원의 자산 관리 전략이 한층 중요해졌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하반기 전략회의를 통해 거시경제 변수에 대한 대응책을 점검하고, 자본시장 부문으로 무게 중심을 두기 위한 계열사 간 협업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그간 금융지주 회장 주재로 일원화됐던 반기 실적 보고를 IB·WM·자본시장 등 부문별로 쪼개 담당 부문장이 직접 주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부문장 주재 보고에 배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만 해도 KB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등 계열사별로 회장에 직접 보고가 이뤄졌다. 올 하반기부터는 은행, 증권에 WM 담당 임원이 한데 뭉쳐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에게 보고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이번 주 부문장 주재로 계열사 부문별 상반기 실적이 보고된 뒤, 다음 주 KB금융은 구체적인 경영전략회의 주제를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가동된 '3인 부문장 체제'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모습이다. KB금융의 부문장은 글로벌·WM/SME를 총괄하는 이재근 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새로 합류한 김성현 CIB마켓부문장 등이다. 부회장급으로 통하는 이들이 계열사 실적을 부문 단위로 묶어 점검해 그룹 간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증권·캐피탈 등이 머니무브와 포용금융 등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만큼, 부문별로 통합해 들여다보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끌어내기 쉽다. 현안이 있는 계열사 위주로만 논의가 흐르던 한계를 보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KB금융은 올해 KB증권에 1조7천억원을 투입해 자기자본을 8조원대로 키워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요건을 맞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머니무브가 증권으로 가는 현 상황에서 은행, 증권 따로 보는 것 시류에 맞지 않을 것"이라며 "IB나 자본시장 등도 부문별 비슷한 특성이 있으니 시너지 차원에서 부문장별 보고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AI와 플랫폼을 앞세운다. 계열사들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앞서 올해 전략과제의 진행 상황과 미비점 등을 분석해 제출했다. 회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룹별 토의를 진행하고 보완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핵심 주제는 AI 에이전트다. 신한금융은 이미 그룹 차원의 AX 비전을 선포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각 계열사가 추진 중인 AI 기반 사업을 함께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이른바 '부스트업'에 초점을 맞춘다.

상반기 '슈퍼SOL' 개편을 통해 원앱 플랫폼을 강화한 신한금융은 은행과 카드에 집중된 고객이 증권·보험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지 못하는 계열사 간 칸막이를 그룹의 약점으로 인식해왔다. 계열사별 AI 에이전트 개발 및 활용을 넘어, 그룹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플랫폼에도 이를 접목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환율과 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과 정부 정책 대응 상황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주와 은행의 AX, 그룹사 시너지 등도 논의 대상이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쟁력 강화 방안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목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 확충이 또다시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자본 투입에 걸맞은 실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2024년 출범 이후 사업 기반을 확충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 호황에도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비은행 강화의 방향성에 공감하면서 이제는 증권사가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으로서는 우리투자증권의 종투사 진입을 위한 추가 자본 지원과 함께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등 본업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AX, 플랫폼 등 각 지주가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는 결국 그룹 내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한 경쟁의 결과물"이라며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그룹 내 증권사가 머니무브를 얼마나 흡수하고 비은행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지주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 로고.

[각 금융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gepark@yna.co.kr

smhan@yna.co.kr

한상민

한상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