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며 중앙은행의 정책 자문 역할을 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을 둘러싼 경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동안 완화적인 금융 여건 및 완화적인 통화 정책, 인공지능(AI)으로 인한 혁신적인 기술 발전 기대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회복력을 보였었지만, 현재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압박받고 있다는 게 BIS의 진단입니다. 특히, AI 관련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금융 취약성 증가, 재정 건전성 약화 등의 취약점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세 차례에 걸쳐 현재 BIS가 평가한 주요 위험 신호를 점검하는 기획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국제결제은행(BI)이 인공지능(AI) 투자 거품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은행은 29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통해 "AI가 미래 생산성 향상을 약속하고 있지만, AI에 대한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AI 관련 자본지출이 지금과 같이 급증한다면 공급 병목 현상으로 생산이 제한되고, 자본지출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으로 과잉 투자가 더욱 촉발될 수 있고, 이에 따라 AI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급격한 투자 철회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5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지난 2025년부터 올해까지 AI 관련 자본 지출에 총 1조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투자 규모는 기업의 수익과 잉여 현금흐름을 앞지르고 있어 일부 기업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의 채권 발행액이 지난해 총 1천49억 달러에 달했고, 올해는 이보다 두 배 가까운 1천7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됐다.
BIS는 "이러한 투자 경쟁은 궁극적으로 우월한 기술력을 가진 소수의 기업만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인식 때문"이라며 "이러한 경쟁 심리를 기반으로 한 모델 분석에 따르면 현재 AI 투자 과열의 하방 위험이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경쟁 압력으로 자본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AI 부문의 순 경제잉여(총 수익에서 투자 비용을 차감한 값)는 해당 부분 전체적으로 감소해 부정적 시나리오에서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료 : BIS
이러한 수익률 부진은 갑작스러운 자금 조달 축소를 촉발하고, 자본 지출 호황을 장기적인 투자 불황으로 전환시켜 금융 시장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다른 AI 버블의 위험성은 공급 측면의 병목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AI 구축은 전력과 첨단 반도체, 전력망 장비 분야 등에서 점점 더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이미 전기 가격과 원자재 비용이 압박받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요인으로도 꼽힌다.
보고서는 "앞으로 이러한 일시적 공급 부족은 과잉 투자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라며 "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미래의 용량을 확보하려다 수요 감소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830년대의 미국 운하 건설 열풍과 1840년대 영국의 철도 건설 열풍, 1920년대 후반의 전기화 열풍, 1990년대 후반의 닷컴 열풍은 모두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BIS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상업적 수익이 궁극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자본을 끌어모은 '진정한 기술적 혁신'이었다는 점"이라며 "이들은 결국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불황을 초래했다"고 돌아봤다.
자료 : BIS
현재 AI 투자 열풍도 규모와 속도, 높은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 등의 측면에서 과거의 사례들과 유사하고, 단기적으로 잠재적인 하방 위험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BIS는 AI 개발의 핵심에 있는 기업들의 주식 가치도 과도하게 높게 평가되어 있는데, 이들 기업이 점차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데 따라 예상 성장률을 지금처럼 높게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가계의 주식 투자 비중이 총자산 대비와 소득 대비 모두 증가했다"라며 "오늘날 주식시장의 대규모 조정은 과거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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