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을 전면 부결시킨 VIP자산운용이 사측에 합리적인 보상 체계 개편과 전향적인 밸류업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VIP자산운용은 전날 열린 월덱스 임시주총 결과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대주주의 '안건 분리 상정'과 전자투표 배제에도 불구하고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며 "이제는 회사가 주주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월덱스 임시주총에 상정된 이사 보수 관련 안건 3건은 소액주주들의 결집에 힘입어 모두 무산됐다. 특히 배종식 대표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2-1호 안건(사내·사외이사 보수한도 50억 원)마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초 배 대표 지분(34.8%)이 더해져 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배 대표 지분을 제외한 일반 주주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지며 결과를 뒤집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과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VIP운용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우호적 행동주의'를 표방해 온 VIP운용이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적인 표 대결(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선 것은 사측의 '불통'과 지배구조 우려 때문이다.
VIP운용은 최근 밸류업팀의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며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예고한 바 있다.
월덱스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보수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실질적인 수정 없이 이번 임시주총을 강행했다. 대표이사의 의결권 행사를 위해 안건을 분리한 데다, 평일 오전 경북 구미에서 주총을 열면서 정기주총 때 허용했던 전자투표마저 돌연 배제해 반대 주주들의 참여를 극도로 제한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배 대표와 두 아들로 채워진 '가족 이사회', 가업승계 전문가의 독립이사 선임 등도 주주들의 우려를 키운 대목이다. 주총 직전 사측이 급조해 내놓은 2천6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과 '배당성향 10%' 밸류업 방안 역시 구체성이 떨어져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전자투표 배제에 분노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주셨다"며 "대주주의 독단을 견제하고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뜻이 분명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VIP운용은 객관적인 성과에 연동된 이사 보수 체계 개편과 과감한 주주환원을 사측에 강도 높게 요구했다. 월덱스가 2천3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영업현금흐름 1천600억 원을 창출한 만큼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최소 200억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하고, 내년 이후 순이익의 40% 이상을 환원하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이사 보수 역시 총주주수익률(TSR)과 연동할 것을 주문했다.
당장 이사 보수 한도를 재승인받기 위해 새로운 안건을 꾸려 임시주총을 다시 열어야 하는 월덱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배종식 대표와 배영수 부사장의 연임을 위해서라도 주주들의 신뢰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창사 23년 만에 처음 공개 표 대결에 나선 것은 기존 안건 통과 시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했기 때문이지 경영진과 대립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회사가 진정성 있게 협의에 나선다면 우호적인 파트너로서 합리적인 밸류업 방안을 기꺼이 조언하겠다"고 강조했다.
[VIP자산운용]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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