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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4천700조 투자] 잠재성장률 반등하나…중립금리 상향 가능성도

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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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천700조원대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내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에 미칠 중장기 영향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질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물론,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거나 중립금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이번 투자 계획을 반영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 씨티, 2028년까지 성장률 전망 상향…바클레이즈도 효과 기대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4%포인트(p) 올린 3.5%로 제시했고, 2027년과 2028년도 각각 0.2%p 상향해 3.0%, 2.5%로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씨티가 성장률 상향의 핵심 근거로 내세운 것은 이번 투자에 따른 연간 설비투자 증가분이다. 정부가 발표한 1천500조원 투자 계획 중 서남권에 대한 향후 15년간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는 매년 53조원 안팎의 설비투자 상방 리스크를 의미한다고 봤다.

씨티는 반도체 장비의 수입 의존도를 감안해 국내 부가가치 유발계수를 0.3으로 낮게 잡았지만, 투자 초기 국면에서 그린필드 형태의 건설·인프라 투자가 선행되는 만큼 실제 파급효과는 이보다 클 수 있다고 짚었다.

집행 일정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연간 실제 집행 규모를 25조~50조원 범위로 가정했을 때 연간 GDP 성장률을 0.28~0.57%p 끌어올릴 수 있다는 추산이다.

올해 성장률 조정에는 9월 초 25조원 이상 규모의 2차 추경 편성 가능성도 함께 반영됐다.

바클레이즈는 이번 투자가 2026~2035년에 연평균 명목 GDP의 3.5%에 해당하는 성장을 더할 것으로 추산했다.

투자 범위를 더 넓게 잡아 이번 계획이 2026~2035년 연평균 명목 GDP의 5.8%에 달하는 규모라고 추산했다.

반도체 관련 투자가 명목 GDP의 2.6%,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3.2%를 차지하는 구조다. 다만 반도체 공장은 장비 수입 비중이 약 절반, AI 데이터센터도 수입 의존도가 약 3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GDP 기여분은 연평균 3.5% 수준으로 낮아진다.

여기에 삼성·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일정 가속 효과를 별도로 추산하면 수입 유발분 차감 후 연간 1% 안팎의 추가 기여가 가능하다고 봤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장밋빛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광주 팹 투자가 본격화되려면 최소 2년 이상이 걸리고, 전력망·용수·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두 회사가 2023년 메모리 다운사이클 당시 설비투자를 축소한 전례를 들어 2030년 이후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 늦출 것"…중립금리 상향론도

채권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성장률 개선이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 레벨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에 쏠린다.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8% 안팎으로 2%를 밑돌고 있으며, 기준금리(2.50%)는 중립금리 추정 범위(2~3%)의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가 실제로 집행되는 과정에서 설비투자·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기적으로 성장률이 잠재 수준 이상에서 형성되면 GDP 갭이 플러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로 인한 고용 확대와 소비 증대가 국내 경제의 선순환으로 연결된다면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의 구조적 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같은 맥락에서 "투자가 타임라인대로 진행된다면 생산자본스톡이 꾸준히 늘어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중립금리 역시 "잠재성장률 반등과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로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수익률 곡선 영향은…"베어스티프닝 가능성 배제 못해"

수익률 곡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최 연구원은 "조달 재원 대부분이 반도체 판매 영업이익에서 나오는 구조인 만큼, 두 회사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지 않는 한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자체를 바꿀 요인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중기 명목 성장률 강화와 민간 부문 자금수요 증가, 정책금융기관·공기업 연계 조달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장기물 금리에는 점진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조적 투자 붐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경우 텀프리미엄 상승을 통한 베어 스티프닝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다만 구축효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가 다소 과도하거나 대규모 차입이 동반될 경우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낮아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민간 소비와 다른 주체들의 자금조달·투자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프로젝트 집행과 현실화를 확인해야겠지만,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모두에 하락 재료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올해·내년 성장률이 모두 3%를 넘으면 자연스럽게 중립금리 상향 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4천700조원은 10년치 누적에 기존 집행분까지 끌어모은 숫자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실제 집행 규모와 시점은 두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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