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 발표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채권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퇴직연금·성과급 관련 자금은 설비투자와 별개 재원으로 분류되는 만큼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사채 발행 확대 가능성을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벌어들인 현금의 일부를 국고채·크레디트물 등 채권에 투자해왔다.
특히 10년물 국고채 매수가 간헐적으로 두 회사 퇴직연금 자금에서 나왔다는 점은 채권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이후 이 자금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자금은 시설·운전자금과 별개"라며 "10년물과 유의미한 연관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DB(확정급여)형의 경우 회사가 의무적으로 쌓는 적립금이, DC(확정기여)형의 경우 임직원 계좌에 매년 적립되는 구조여서 설비투자 규모와 직접적인 연동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주식을 사기에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채권이나 MMF 쪽으로 자금이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도 "반도체 업체들은 매년 설비투자(캐펙스)를 집행해왔고, 이번 발표는 10년치를 합산해 보여준 것"이라며 "투자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채권 자금 유입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그는 "광주 일대는 기반 시설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어서 원전, 송전망, 용수 공급 등을 위한 공사채 발행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 지역의 전력·용수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한전·수자원공사 등 관련 공기업의 채권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B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가용 현금 규모가 줄어든다면 논리적으로는 채권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맞다"며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언급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성과급과 여유 현금성 자금으로 100조원을 확보한 이후 주주환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투자가 늘어나면 현금성 자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채권시장에는 악재"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별개지만, 성과급 연동 자금이나 여유 현금 운용분이 줄어들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최근 SK하이닉스의 크레딧 채권 투자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성과급 규모와 DC형 퇴직연금 적립 일정 등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당장의 수급 영향보다는 투자 본격화 시점과 인프라 공사채 발행 일정을 지켜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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