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한이임 기자]
(광주=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정부가 광주 지역을 아우르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메가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한 지난 29일 오후.
광주 첨단지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거리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활기가 돌았다.
첨단지구의 소위 대장주로 꼽히는 '힐스테이트 리버파크' 인근에 위치한 중개업소들은 손님을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상담 고객이 없는 중개업소 역시 빗발치는 전화 문의를 응대 중이었다.
이날 정부의 발표 직후 현장 부동산 시장은 반도체 대기업 유치 호재에 환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정부는 서남권에 80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도 "차기 반도체 단지로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현장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집주인들은 대기업 유치 소문이 돌기 시작한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일찌감치 '반도체 공장이 광주로 온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번지자,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은 한참 전부터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첨단지구의 중개업자 A씨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묶어두고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시장을 관망하고 있던 차에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실거주와 투자 관련 매수 문의가 오고 있다"며 "목포 등 전남권 외지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도 잇따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호재가 가시화되면서 거래량도 소폭 고개를 들고 있다.
중개업자 B씨는 "과거 이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한 달에 2~3건 수준에 그쳤다면, 반도체 대기업 유치 소문과 정부 발표가 이어진 최근에는 일주일에 2~3건 꼴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시장뿐만 아니라 분양 시장의 열기도 고조되는 흐름이다.
최근까지 첨단지구 일대 분양권 시장을 짓눌렀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실제로 지난 6월 첨단3지구에서 '호반써밋' 국민평형(전용 84㎡)은 최고 7.72대 1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청약을 마감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첨단3지구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과 '첨단3지구 제일풍경채' 등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권 시장이 즉각 반응하는 모양새다.
중개업자 B씨는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 결과를 확인한 뒤 분양권 매입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대기 수요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촬영:한이임 기자]
이처럼 시장이 즉각적으로 들썩이는 배경에는 그간 광주 부동산 시장이 겪어온 장기 침체에 따른 대기업 유치 갈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광주 아파트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당시 3.3㎡당 최고 2천300만원 선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기록했다.
첨단지구 역시 젊은 층 비중이 높아 광주 내에서 활력이 넘치는 신도시로 꼽히며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후 백색가전 공장의 이탈 등 지역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졌다.
여기에 고금리 직격탄까지 겹치면서 자금난을 겪은 가구와 지역 공장 대표들의 매물이 대거 출현했고, 단지별 호가는 최고점 대비 약 30%가량 급락했다.
광주 부동산의 침체는 올해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하락세에 있다.
첨단지구가 위치한 광주 북구의 경우 2025년도 이후 최고 월간 상승률이 0.01%에 불과할 정도로 침체가 깊었다.
중개업자 C씨는 "과거 첨단지구와 인근 수완지구 등 개발 호재 학습효과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 경기 둔화와 공급 물량 부담이 여전하다"며 "정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속도와 대기업 투자 규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장의 관망 기류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촬영:한이임 기자]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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