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박경은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예고와 달리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이번주를 넘겨 또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올 초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발언 이후 반 년 넘게 금융당국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금융회사들은 대혼란을 겪고 있고, 골든타임을 놓친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간 엇박자만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 원장 역시 전날 주례 임원회의에서 지배구조 개선안 관련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금감원이 그 주에 챙길 주요 사안을 공유하고 이 원장이 당부를 전하는 자리로, 지배구조 이슈가 최소한 이번주 핵심 추진 업무는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 관련해서 금감원과 최근 논의된 사안은 없다"면서 "발표 계획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2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가 7월3일 확정되는 걸로 아는데 그 전에 (지배구조 개선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다른 입장이다.
이 원장은 "정책부서 및 정부라인에서 검토한 최종안이 보고됐다"면서 "지주 회장뿐 아니라 행장 선임 절차가 다수 예정돼 있으니 그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입법과 모범규준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발표 시기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는 물론이고, 발표 주체인 금융위와도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어서 이 원장의 발언은 논란이 됐다.
특히 금융위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 주체인 금융위가 언급하기도 전에 이 원장이 마치 정부 윗선과 별도 소통한 후 직접 발표 날짜를 찍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이 원장이 아무런 근거 없이 이 같은 예고를 하진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금융위는 결정된 바 없다고 하지만 대통령의 관심이 큰 사안을 이 원장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일 이유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법조인 출신인 이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 사이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원장이 찍은 날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국 간 엇박자를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금융위 입장에선 무리해서 발표 일정을 앞당길 이유가 없다. 마치 금융위가 이 원장의 가이드를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달갑지 않다.
금감원 내부에선 이 원장의 발언이 또 한 번 공언(空言)이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 때도 4월 발표를 예고했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사에 돌아가고 있다. 3연임 제한 규정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명문화 등 CEO 선임과정의 룰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데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등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위로선 당장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에 맞춰 어떻게든 결과물을 들고 가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선 법제화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KB금융 2차 숏리스트(8월27일), 혹은 연말 예정인 은행장 선임 때부터 지배구조 개선안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을 고려하면 발표 시점 자체가 지금 아니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만약 이번 주에 나온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3일 숏리스트 반영은 어려운 만큼, 개선안을 전면적으로 적용받는 대상은 은행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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