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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최정우 기자 = 2026년 상반기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 지형이 뚜렷하게 재편되는 모습을 보였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수금융을 활용한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국내외 운용사들은 AI·인프라 분야 소수지분 투자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EF 시장에서는 조 단위 대형 바이아웃 딜이 활발히 진행됐다. 가장 대표적인 딜은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건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SK스페셜티를 2조7천억원에 인수하면서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는 동시에 SK그룹의 사업 재편 수요와 맞물려 추진된 대형 바이아웃 딜이다. 이 외에도 EQT파트너스의 더존비즈온 인수를 비롯해 국내외 PEF들의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 사례가 꾸준히 발표됐다.
그러나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차입 기반의 대형 바이아웃 딜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바이아웃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일부 운용사들은 바이아웃 대신 그로스캐피탈(우량기업 소수지분 투자) 전략으로 선회했다.
운용사들의 투자 수요가 몰린 곳은 AI와 인프라 분야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삼성SDS에 약 1조2천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투자하며 6년간 AI 사업 확장 전략을 함께 자문하는 장기 파트너십 구조를 설계했다.
KKR은 SK그룹과도 전방위 협력을 이어갔다. 지난 3월 SK이터닉스 인수를 추진해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자산을 확보했고, 울산 AI 데이터센터 소수지분 매각 협상도 진행 중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동시에 선점하는 구조로, 업계에서는 KKR의 행보가 특정 AI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라기보다 산업 전반 성장에 대한 간접 베팅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밸류체인에도 PEF 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국민성장펀드의 2천500억원 직접투자를 포함해 총 6천400억원 규모로 마무리된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프리IPO에 참여했다. 리벨리온은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3조4천억원을 인정받으며 국산 AI 반도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경영권 인수 대신 소수지분 참여를 통해 AI 하드웨어 성장과 IPO 수익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이다.
이 외에 중소형사인 에이치PE가 물류 로봇 개발사 아이엔지로보틱스에 200억원을 투자했고, 펙투스PE는 공장 자동화 기업 영창로보테크에 150억원을 집행했다.
PEF 업계 관계자는 "드라이파우더 집행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인수보다 자금 수요가 명확한 AI·인프라 분야에 소수지분으로 참여하는 리스크 관리형 전략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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