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제약업계에서 중요하지만 눈길을 끌지 못한 이슈가 있었다. 지난 5월 1일 보령홀딩스가 보령파트너스를 흡수합병한 일이다.
이에 따라 보령파트너스의 보령 주식이 보령홀딩스로 넘어갔다. 이번 합병으로 보령홀딩스(비상장)는 주력 자회사인 보령[003850] 지분을 29.7%에서 50.8%로 확대해 보유하게 됐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거래로 김정균 보령 대표의 보령홀딩스 지분율이 24.01%에서 51.31%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보령홀딩스가 보령파트너스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 등 보령파트너스 주주가 보령홀딩스 지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정균 대표는 보령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손자이자 보령홀딩스 김은선 회장의 아들이다.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 지분을 승계해 세금을 내는 과정을 밟는 대신 여러 거래를 거쳐 보령홀딩스 지분을 확대했다.
이는 한미약품과 대비된다.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부인 송영숙 회장과 자녀 임종윤·임주현·임종훈 등에게 상속했다. 약 5천4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도 발생했다.
막대한 세금을 어떻게 납부할지를 두고 총수일가 간 입장이 달라 갈등도 불거졌다. 하지만 적어도 합병과 유상증자, 내부거래 등 여러 거래를 거쳐 지분을 승계하지는 않았다.
김 대표가 어떤 거래를 거쳐 지분을 확대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4년 12월 보령수앤수(현재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가정용·병원용 의료기기 등의 도소매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보령수앤수가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3년 말 기준 김정균 대표는 보령수앤수 지분 100%를 보유했었다.
보령수앤수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96.4%도 들고 있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제제 제조·판매 등을 하는 곳이다.
보령수앤수보다 보령바이오파마가 이익을 더 잘 내는 편이었다. 보령바이오파마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던 점이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보령바이오파마 내부거래 비중은 47.7%였다. 반면 보령수앤수 내부거래 비중은 1.1%였다.
2015년 보령수앤수는 큰 변화를 겪었다. 인적분할을 거쳐 보령수앤수와 보령파트너스로 바뀌었다.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은 보령파트너스가 가져갔다. 김정균 대표가 보령수앤수와 보령파트너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보령파트너스가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87.37%를 보유하게 됐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인적분할 후에도 백신 기술력과 내부거래 등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키운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대부분은 매각됐다.
2024년 6월 보령파트너스 등 보령바이오파마 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로부터 5개월 후 보령은 1천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3자는 김정균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보령파트너스다.
2023년 말 보령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에는 보령파트너스가 없었는데 유상증자 이후인 2024년 말에는 보령파트너스가 주요 주주(20.85%)로 올라섰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 주주가 되고 회사 덩치를 키웠다. 그 영향 등으로 보령홀딩스가 보령파트너스를 흡수합병했을 때 김정균 대표는 보령홀딩스 지분을 더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령홀딩스의 보령 지분율도 과반을 넘겼다. 보령 주주입장에서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확고해지고 일반주주가 목소리를 낼 통로가 좁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여러 차례 문의한 결과 보령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 정책과 반도체 호황사이클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8,400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국면에서 대기업집단에서 종종 나타났던 거래 관행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산업부 김용갑 차장)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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