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행장 임기 만료 앞두고 절대평가 일부 완화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우리은행이 올 하반기 핵심성과지표(KPI)를 대폭 손질하며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영업점 간 과도한 경쟁이 내부통제 부실의 원인이 된다며 작년 야심 차게 도입했던 절대평가 방식을 6개월 만에 일부 완화했다.
일각에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정진완 행장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챙기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은행은 올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가장 돈을 못 벌어 최하위로 밀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일 영업점이 선택할 수 있었던 '자율영업 지표'를 올 하반기부터 폐지했다.
자율영업 지표는 총 1천점 KPI 가운데 120점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존에 전체 KPI에 약 10%를 차지했던 자율영업 지표를 다른 수익성 지표 등으로 돌렸다. 자율영업 지표는 디지털 플랫폼, 공급망 플랫폼, 가맹점 결제 계좌 등 6개 지표 중 영업점별로 강점이 있는 영역에 배점을 따로 부과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자율영업 지표는 우리은행이 작년 도입한 절대평가 제도를 도입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졌다. 조직 간 경쟁을 완화하고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 행장이 지난해 신설한 지 1년도 채 안 돼 없앤 것이다.
기존 자율영업 지표는 자산건전성 관리 부분으로 배점을 돌렸고, 개인고객 기반 확대 영역에도 KPI 비중을 늘렸다. 수익성에 초점을 둔 항목을 늘린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전략 변화로 KPI에 일부 변화를 줬다"면서 "이달부터 KPI 개편안에 따라 영업적 성적을 매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점 성과 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 일부 영업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다 올해 들어 특수점포를 제외한 전 영업점으로 확대 적용했다.
절대평가는 영업점 간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동시에 고객 중심 영업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타 영업점 실적과 비교하는 상대평가가 아닌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식이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등 권역별 특성을 반영한 고정 기준을 적용해 지역별 영업환경 차이를 고려하자는 점이 반영됐다.
절대평가 도입 후 우리은행의 실적 부진이 도드라졌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천312억원으로 전년 동기(6천331억원) 대비 16%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절대평가 시범 도입 당시 때(7천360억원)와 비교하면 순익 감소 폭이 더 크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순익이 늘고 있다.
통상적인 은행권 실적은 국민은행과 신한, 하나은행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우리은행이 NH농협은행보다 앞섰는데, 올 1분기에는 농협은행(5천577억원)에도 뒤지면서 5대 은행 꼴찌가 됐다.
특히 올 하반기 실적이 정 행장의 연임 여부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관리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 행장의 임기는 올 12월 만료되는 만큼 연말 연임 여부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작년 우리금융그룹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우리은행이 실적 반등을 이끌지 못하면 사실상 '2+1년' 연임조차 힘들 수 있다"며 "정 은행장의 실적 관리의 강도가 커지는 가운데 KPI도 개편하며 영업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은 승부수를 띄운 서울시금고 탈환에도 고배를 마시며 하반기 KPI 변화로 절치부심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을 쥐고,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기조를 확대하고 있어 은행의 실적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좀처럼 순익을 끌어 올리기 어려운 가운데 정 행장은 실적 올리기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 기반 확대와 고객관리 관련 지표를 강화해 고객 중심 영업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며 "수익성과 건전성, 고객가치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KPI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촬영 이세원]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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