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회사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계획)'을 비판하며 이사회에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트러스톤은 다음 주 중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담은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해 여론화에 나설 계획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주요 주주인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밸류업 계획이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의 최소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했으며, 저평가 상태를 해소할 정량적 목표와 이행 의지가 없는 부실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태광산업이 보유한 24.4%의 자사주(271,769주)를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해 2027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겠다고 공언한 대목을 지적했다.
트러스톤은 주가가 장부가의 5분의 1 수준(PBR 0.22배)인 상황에서 자사주를 M&A 교환 수단으로 쓰는 것은 주주 자산을 헐값에 넘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피하려는 시간 끌기용 꼼수라는 주장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2030년 매출 5조 원, ROE 8%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도 지난 2022년 12월 발표했던 '12조 원 투자 계획'의 복사판으로 규정했다.
당시 대규모 투자를 공약했으나 실질 이행률은 사실상 0%에 그쳤고, 범용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방치한 결과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경영 악재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광산업의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은 360억 원에 달하며 매출은 1조 8천억 원 수준까지 위축됐다. 시장에서는 본업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태광산업이 무리하게 추진하는 비관련 다각화 투자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태광산업은 최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 매입, 애경산업 지분 인수(약 2천221억 원), 동성제약 신주 인수 등을 단행했으며 케이조선 입찰 참여와 넥스플렉스 인수 검토 등 본업과 다소 거리가 먼 M&A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트러스톤은 이사회 내 독립이사 4인(서병선, 김대근, 안효성, 오윤경)이 모든 주주를 향한 충실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법과 제도를 우회하는 편법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가 불가능하다"며 "배당성향 등 정량 목표 제시, 자사주 소각 명문화,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합리적인 ROE 목표 설정을 골자로 한 공개 주주서한을 다음 주 중 발송하고 본격적인 공론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금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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