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엔저 비명에도 日 외환사령탑 이례적 침묵…투기세력 유인 작전"

26.07.01.
읽는시간 0분

美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 노려 실탄 개입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달러-엔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162엔' 선을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역사적 바닥으로 추락했으나 일본 외환 당국 사령탑인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국제담당 재무차관)이 이례적인 '무거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를 엔화 숏(매도) 투기 세력을 일거에 파멸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함정'으로 해석하며 긴장감에 휩싸였다는 전언이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의 구두 개입이 시장에서 약발을 다한 가운데 외환 개입 실탄의 칼자루를 쥔 '미스터 엔(Mr. Yen)' 미무라 재무관은 지난달 초 이후 외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는 "일본 외환 당국의 소통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시장은 당초 162엔 선에서 무조건 개입이 나올 것으로 보고 방어벽을 쳤으나 당국이 이를 의도적으로 방관하며 엔화 매도 세력들이 포지션을 과도하게 확장하도록 유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 세력들이 방심해 숏 포지션을 극단적으로 늘린 시점에 기습적인 달러 매도·엔화 매수 실탄을 투입해 타격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노무라는 달러-엔이 163엔을 돌파하는 시점을 유력한 기습 저지선으로 꼽았으며 특히 거래량이 극도로 줄어드는 미국의 7월 4일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을 겨냥한 기습 타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다카시마 오사무 시티그룹 일본 외환전략가도 "4월 말 일본 정부가 대규모 시장 개입을 단행하기 직전에는 미무라 재무관이 '최후통첩' 성격의 공개 경고를 날렸으나 결과적으로 시장이 대비할 시간을 줘 개입 효과가 반감됐었다"며 "미스터 엔의 이번 침묵은 철저히 계산된 작전이며 시장에 선전포고 없는 '깜짝 쇼크'를 주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당국의 환시 개입엔 도쿄증시의 강세와 헤지펀드들의 환헤지 변수도 고려할 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야마다 슈스케 외환전략가는 최근 1년간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섹터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76%나 폭등한 점이 엔화 가치를 짓누르는 배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펀드들이 도쿄 증시의 반도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환헤지(엔화 매도 포지션)' 규모를 기계적으로 늘려야 했고 이것이 엔화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미무라 재무관의 기습 환시 개입 효과가 지속되려면 주식 시장의 과열 진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외환 전문가들은 현재 엔화의 가치가 거시경제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되어 있어 당국의 개입 명분이 차고 넘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치인 1%로 전격 인상했음에도 엔화 폭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중동 분쟁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를 치솟던 국제 유가가 최근 미-이란 평화 협정 기류로 70달러선까지 폭락했음에도 엔화는 강세로 돌아서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다.

나오미 핑크 아모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논리적 일관성이 깨지고 엔화가 펀더멘털과 완전히 분리돼 거품이 낀 시점이야말로 중앙은행의 막대한 외환보유액 카드가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며 일본 당국의 기습적인 시장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달러-엔의 최근 흐름

jang73@yna.co.kr

이장원

이장원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