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가격 투찰 급증에 간이형 종심제 개편…내년 1월 시행
[출처 : 재정경제부]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정부가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공공공사 낙찰제도를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에서 '기술형 적격심사제'로 개편한다.
견적대행사에 의존한 동일가격 투찰이 급증하면서 업체의 실제 역량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1일 '2026년 제2차 조달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공공공사 낙찰제도 합리화 방안, 국가계약 분쟁사례를 통해 발굴한 제도개선안, 자체발주 기관 시정점검 결과 등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간이형 종심제는 중소 업체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20년 도입됐지만, 최근 들어 동일가격 투찰 현상이 급격히 늘고 있다.
조달청 발주 공사의 간이형 종심제 동일가격 투찰률은 지난 2020년 0.90%에서 2025년 38.97%로 높아졌고, 올해 3월에는 68.96%까지 치솟았다.
재경부는 "최근 견적대행사에 의존한 동일가격 투찰 현상 심화로 인해 업체의 실제 역량을 변별하지 못하는 등 공공조달 시장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가격평가 방식을 손질한다.
현행 제도는 모든 입찰자의 평균 투찰가격인 '균형가격'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부터 적격성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다만 덤핑입찰을 막기 위해 가격뿐 아니라 내역서를 함께 제출하는 내역입찰은 유지하고, 표준시장단가 적용 항목은 낙찰률 산정 기준에서 제외한다.
공사수행능력 평가도 더욱 강화된다.
정부는 공사 난이도에 따라 시공실적 평가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현장에 배치되는 안전·품질 기술자의 경력 평가를 의무화한다.
부적격 업체를 걸러내기 위한 입찰관리도 촘촘해진다.
조달청이 실시하는 입찰자격 사실조사를 100억원 미만 적격심사 공사 낙찰예정자에서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기술형 적격심사 구간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사실조사에서 낙찰이 배제된 업체가 향후 공공입찰에 참여할 경우 입찰보증금 납부를 의무화하는 등 지속해 관리할 방침이다.
이번 제도개편은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발주기관별 세부지침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국가계약 분쟁사례를 반영한 제도개선도 여러 건 추진된다.
정부는 소프트웨어(SW) 계약에서 규격과 과업내용이 바뀌는 경우 이를 설계변경에 포함해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국가계약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물품구매계약에 설치공사가 포함된 경우에는 설치공사에 대한 물량내역서 교부를 의무화해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게 한다.
조달기업의 계약이행 지체에 발주기관의 책임이 있는 경우 지체상금을 합리적인 범위에서 감면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발주기관이 기준가격보다 낮게 단가를 산정한 경우에는 입찰 시 그 사유를 공개해야 하며, 기술형 입찰 등 난도가 높은 공사는 입찰안내서 사전 공개설명회 개최를 의무화한다.
불합리한 계약관행도 개선한다.
기존 특례 중 3년 이상 장기 운용된 특례는 유지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신규 특례는 최대 6년으로 제한한다.
또한, 중소기업 자금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분할납품에 대해서도 대금 청구 시 5일 내 지급을 명문화한다.
한편, 정부는 자체발주 기관의 입찰공고 3만17건을 점검해 1천252건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1천207건이 수용됐다.
주요 시정 유형은 공고 기간 미준수가 649건(51.8%)이었고, 입찰참가자격 설정 위반이 488건(39.0%)이었다.
정부는 법정 공고 기간을 충족하지 못하면 공고 등록이 제한되도록 나라장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입찰공고의 법령 위반사항을 탐지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허 차관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공공공사 입찰환경이 역량 중심의 공정하고 건강한 생태계로 정상화되길 기대한다"며 "계약분쟁 현장에서 제기된 불합리한 관행을 계약제도 개선으로 연결한 것은 공정한 계약환경 구축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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