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안 철 수] 2025.10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 시장으로 잇달아 향하고 있다.
주식시장 호황으로 급증한 자금 수요를 그간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로 메워 온 증권사들이 공모채로 조달원을 넓히는 모습이다. 앞서 상반기 증권채 완판 행렬이 이어진 만큼, 다가오는 증권채 수요예측에서도 흥행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삼성증권·미래에셋·신한투자증권 수요예측 나서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수요예측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한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오는 6일과 8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세 곳의 발행액은 합산 최대 1조5천억원 규모다.
삼성증권은 3천억원 모집에 증액 가능성을 6천억원까지 열어뒀다. 미래에셋증권은 2천억원 모집에 4천억원, 신한투자증권은 3천억원 모집에 5천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설정했다.
박경민 DB증권 연구원 "증권채는 다른 업종보다 업황이 괜찮은 편이라 지난달부터 수요가 높게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물량도 만기가 짧게 나올 텐데, 짧은 구간에는 특히 매수세가 많이 몰려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기 말을 지나며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등 단기자금 유출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만큼 양호한 수요가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증권채 수요예측에는 모집액을 크게 웃도는 주문이 몰렸다. 지난달 NH투자증권(AA+)은 3천억원 모집에 2조1천억원의 주문을 모았다. KB증권(AA+) 역시 4천억원 모집에 1조2천300억원을 끌어모았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AA-)도 2천억원 모집에 5천3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세 곳 모두 만기가 돌아오는 CP나 회사채를 갚기 위한 차환이 목적이었다. 트랜치별 경쟁률은 세 증권사 모두 만기가 짧은 2년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회사채 만기가 짧을수록 개별 민평금리를 밑돈 반면, 만기가 길어질수록 민평보다 높은 금리가 형성되기도 했다.
◇ "증권사 조달 대부분은 단기"…증권채 늘어도 쏠림 여전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조달의 무게중심이 단기물에서 회사채로 옮겨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채 발행은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을 갚기 위한 차환 성격이 짙고, 규모도 단기 조달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증권채 발행이 작년에 비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증권채 발행액은 지난달 22일까지 8조7천억원으로, 반년도 안 돼 지난해 연간 발행액(13조6천억원)의 3분의 2에 근접했다. 전체 회사채에서 증권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단기물 조달은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었다. 김 연구원은 "증권사 CP·전단채 잔액은 작년 말 대비 41조4천억원 급증해 지난달 22일 기준 잔액이 100조원을 넘는 상황"이라며 "일부 증권사는 발행한도를 초과하는 등 사실상 최근 증권사 조달 대부분은 단기 조달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물 쏠림의 배경엔 급증한 자금 수요가 있다. 증시 호황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가 늘면서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7조3천억원에서 6월 말 37조원으로 커졌고, 선물·옵션 예수금도 세 배 넘게 늘었다. 급격히 불어난 자금 수요를 장기 시장에서 모두 소화하기 어려워 단기 차입으로 대응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단기 조달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발행된 단기 자금의 차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단기 자금 공급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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