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대비 보험사 매력↑…신한·한투·OK저축銀 '유력'
보험업계 사업재편 가속화 전망
인수 땐 兆단위 증자 불가피…막판 고민 커진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수년째 '공회전'을 지속했던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진성 인수 의지를 앞세운 원매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번에야말로 '주인찾기'가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리상승 국면을 맞아 M&A 매물들의 매력이 재부각되고 있는 점도 보험업계 사업재편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 롯데손보 두고 신한·한투 '눈치게임'…대규모 자본투입 '변수'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A를 진행 중인 롯데·예별손보와 KDB생명은 최근 복수의 원매자들을 확보하고 남은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손보 인수전은 신한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2파전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신한은 장정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끄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안진회계법인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실사를 준비 중이다.
한투 또한 지난해 초 보험사 인수단을 구성하고 관련 스터디를 1년6개월 이상 지속해왔다.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손해보험업 포트폴리오를 단번에 개선할 기회로 보고 있다.
산하에 신한EZ손보를 두고 있지만, 실적 기여도는 미미해서다. 올해 1분기에도 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출범 이후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자산 13조8천688억원에 장기보험 비중 88%, 보험계약마진(CSM) 잔액 2조3천386억원수준을 보유 중이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퍼즐이라는 평가다.
증권업 중심인 한국금융 또한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에선 롯데손보가 최적의 매물이다.
변수는 원가에 해당하는 JKL파트너스 보유지분 가격이 될 전망이다.
사모펀드운용사(PEF)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은 77% 수준이나, 태그얼롱(tag-along) 조항을 고려하면 롯데그룹 지분을 포함한 82%가 매각 대상이다.
이렇다 보니 기업가치 1조원을 기준으로 원가에 해당하는 구주 확보에만 8천억원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상 영업을 위한 증자(신주 매입)에도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보험업계에선 정상영업을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한 잔여지분 인수 이슈도 고려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JKL이 지난 2019년 롯데손보를 인수하면서 활용했던 인수금융 원리금도 3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또한 딜에 어느 정도 반영이 불가피하다. 원가에 대한 매도자와 매수자들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가 딜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협상력 측면에선 매수자 우위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금융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상태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JKL 입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는 있다.
신한과 한투 모두 손보사 인수에 대한 니즈가 확고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롯데손보를 놓칠 경우 당분간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기회를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더 싸게 사려다 매물을 상대방에 넘기는 결과가 나올 것에 대한 신한·한투 측의 부담이 있다"며 "JKL 입장에선 이러한 구도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가격에 대한 3자의 '눈치싸움'이 본격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PEF인 JKL 입장에선 평판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코너에 몰린 상황이라도 과감한 손절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촬영 이세원]
◇ 예별·KDB도 '주인찾기' 성사 가능성↑
최근 진행된 예별손보 본입찰 또한 이전과는 정반대의 분위기가 감지됐다.
복수입찰 조건을 채우는 것조차 버거웠던 예별손보 매각 작업에 흥국화재·OK금융그룹·JC플라워·한국투자금융 등 4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선 OK금융의 인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분위기다.
예보 딜의 성사 여부는 원매자들이 써내는 지원금 규모다. 낮은 가격을 써낼수록 정부 지원금이 적게 들어가고, 원매자들이 투입할 금액은 늘어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그간 입찰에 매번 참여해 분위기를 익혔던 한투와 JC플라워 대비, 첫 도전인 OK금융이 가장 보수적인 지원금을 써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다.
흥국화재 또한 이미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보험업 내 형성된 지원금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나는 의사결정을 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IB업계 관계자는 "결국 예별손보 또한 향후 증자까지 고려하면 쉽게 완주할 수 있는 딜은 아니다"며 "앞서 수 차례 진행했던 매각 절차가 무산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다. 보험을 알면 알수록 더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예별손보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라고 전했다.
KDB생명 또한 예상밖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삼성·한화·교보 등 생보 '빅3' 이외에도 한투와 태광 등 총 5곳이 참여했다.
원매자의 규모나 자금력을 고려하면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이번엔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이유다. KDB생명은 지난 2014년 이후 일곱번째 매각 시도에 나선 상황이다.
KDB생명 M&A 또한 정상화가 관건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5천억원을 수혈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고, 향후 5천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목표다. IB업계에선 인수자 단에서 추가로 비슷한 규모를 투입해야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한투의 인수 의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보험업 노하우를 이미 갖추고 있는 생보 '빅3' 또한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자금 동원력도 충분한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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