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딜 무산 이후 재매각 여부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롯데렌탈 인수 논의에 나섰다고 알려지면서 딜 무산 이후 재매각이 성사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015년 롯데그룹이 1조200억 원을 주고 KT렌탈을 사들인 지 11년이 된 현재 알짜 캐시카우로 거듭난 롯데렌탈을 매각해 그룹 전반의 유동성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부각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 등 롯데렌탈 최대주주가 보유 롯데렌탈 지분 61.18% 매각을 위해 TPG와 관련 실사 등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회사는 주식 매각과 관련해 확정 사항은 없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앞서 롯데렌탈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지분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지분매각이 무산됐다.
무산 이후에도 롯데는 올해 안으로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적극적으로 원매자를 찾아 나섰다.
증권가는 롯데렌탈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과 사업 다각화 관점에서 차세대 모빌리티의 포트폴리오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인 만큼 렌탈시장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이날 기준 롯데렌탈 시가총액은 1조1천억 원대를 기록했는데, 현재 주가의 저평가 역시 매력 요인으로 분석됐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롯데렌탈은 매출액 7천629억 원, 영업이익 82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 6% 증가한 수준이다.
본업인 렌털사업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단기·자동차 공유도 국내 여행 수요 증가로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중고차 시장은 중동 전쟁 이후 수요 위축, 전기차 수요 증가 등으로 부정 요인이 반영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캡처]
신용평가사들도 매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매각 유무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2015년 롯데그룹이 현 롯데렌탈의 전신인 KT렌탈 인수 당시 가격이 1조2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 이상의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시각이다.
만약 TPG와의 매각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면 호텔롯데의 차입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그룹이 어피니티와 롯데렌탈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당시 롯데렌탈의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인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매각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 및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호텔롯데는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차입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8조6천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순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작년 13.1배, 올해 1분기 11.5배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몇 배 정도 되는지 수치화한 값이다.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 5배 이하 및 순차입금의존도 30% 이하일 경우 신용등급 상향 요인이 된다.
오는 9월까지 예정된 서울호텔 리모델링과 7천200억 원 규모 뉴욕팰리스 호텔 부지 매입 등 투자자금이 있다.
한신평은 "연내 롯데렌탈 매각이 완료되지 않으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수준의 차입부담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제 매각 대금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호텔롯데가 계열사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3월 말 롯데건설 관련 유동화 특수목적회사(SPC)에 1천500억 원의 후순위 대출 및 1조5천억 원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자금보충을 제공했고,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2천430억 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가 매각 대금을 계열사 출자에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각 전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를 진행했었기 때문"이라면서 "매각 성사 시에도 현금 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높아 순차입금이 줄더라도 즉시 등급 상향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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