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1명 43억 매도…주가 국면 따라 엇갈린 해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6월 급등락을 반복하고 SK하이닉스[000660]에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한 가운데 삼성전자 임원들의 보유 주식 매도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임원 개인의 주식 매도는 세금 납부, 대출 상환, 생활자금,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다양한 사유로 이뤄질 수 있다. 공시만으로 매도 배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가가 불안한 국면에서 내부자 매도가 이어질 경우 시장은 이를 단순한 개인 거래가 아니라 회사의 실적과 주가 흐름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6월 중 SK하이닉스에 장중 시총 1위(우선주 제외) 자리를 내주는 등 반도체 대장주 지위가 흔들렸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임원 거래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상황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삼성전자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월 중 장내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한 임원은 4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처분한 주식은 보통주 5천600주, 처분 금액은 약 19억4천만원이다.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처분한 임원은 VD사업부의 이원진 사장이다. 이 사장은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보통주 3천주를 주당 34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처분 금액은 10억2천만원이다.
박정민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보통주 1천790주를 주당 35만8천919원에 처분했다. 금액으로는 약 6억4천만원이다. 심재현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보통주 400주를 주당 35만8천500원에 팔아 약 1억4천만원을 현금화했다. 김재홍 상무도 지난달 15일 보통주 410주를 주당 33만6천원에 매도했다.
6월 공시에는 증여에 따른 보유 주식 감소도 포함됐다. 김용찬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보통주 290주를, 김태훈 부사장은 지난달 19일 보통주 300주를 각각 증여했다. 다만 증여는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처분한 장내매도와는 성격이 다르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같은 기간 삼성전자 임원들의 장내매수도 있었다. 장내매수는 7명,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해 2천823주, 약 8억7천만원 규모로 집계됐다.
윤장현 사장은 지난달 4일 보통주 1천890주를 주당 33만2천원에 사들여 약 6억3천만원을 투입했다. 허지영 상무는 지난달 29일 우선주 588주를 약 1억4천만원에 매수했다. 이성기 상무, 유송 상무, 하지훈 상무, 박태훈 상무, 이지훈 상무도 소량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 임원들의 6월 거래를 놓고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매도 금액 자체보다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국면에서도 노사간 갈등과 파운드리 회복 속도를 둘러싼 의구심이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복수 임원의 매도가 이어지면 투자자들은 이를 주주 신뢰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출처: 공시 자료 재정리]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임원 거래는 삼성전자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6월 중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한 임원은 최준기 담당 1명으로 집계됐다. 최 담당은 지난달 5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보통주 2천205주를 주당 12만4천220원에 취득한 뒤, 지난달 24일 이 중 1천500주를 주당 292만원에 장내 매도했다. 처분 금액은 43억8천만원이다.
단순 금액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 임원의 장내매도 규모가 삼성전자보다 컸다. 삼성전자 임원 4명의 장내매도 금액은 약 19억4천만원인 반면, SK하이닉스는 최 담당 1명의 매도만으로 43억8천만원에 달했다.
다만 SK하이닉스 매도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후 일부 물량을 처분한 거래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보유 주식 매도와는 결이 다르다. 또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로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고, 지난달 22일에는 장중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임원의 장내매수는 김현중 담당과 주영표 연구위원 등 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지난달 1일 보통주 총 64주를 약 1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주 연구위원과 박상범 담당의 우리사주조합 계좌 인출은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판 거래는 아니어서 장내매매 집계에서는 제외했다.
[출처: 공시 자료 재정리]
같은 내부자 매도라도 회사가 처한 국면에 따라 시장의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주가가 신고가를 쓰는 상황에서 회사의 임원 매도는 차익 실현 등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크다. 반면 주가 부침 국면에서 회사의 임원 매도는 투자자 심리를 더 민감하게 자극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임원들의 매수와 매도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전체 거래 방향보다 하락장과 시총 역전 국면에서 누가 주식을 샀고, 누가 팔았느냐다. 내부자 거래가 기업가치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불안한 장세에서는 그 자체로 시장 심리를 흔드는 재료가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폭락하는 장에서는 내부자의 매도 거래 공시가 나오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라며 "개인적 거래라해도 임원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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