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유례 없는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 덕분이다. 하지만 정작 증권주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코스피를 밑돌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반도체 쏠림과 함께 실적 고점(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6일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키움 등 5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합산 지배순이익은 3조9천34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6% 급증한 수치다.
호실적의 1등 공신은 단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다.
지난 5월 말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단기 차익거래가 집중되면서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37조5천억 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2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도 약 11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스페이스X 상장 등 투자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미래에셋증권)까지 더해지며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문제는 펀더멘털과 겉도는 주가 흐름이다.
연초 높은 베타(시장 민감도)를 무기로 코스피를 웃돌던 증권업종 수익률은 4월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업종 내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미래에셋증권조차 6월 중순 이후 연중 수익률이 지수를 하회하는 등 전반적인 조정을 겪고 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 낙폭이 유독 크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시장은 이 같은 괴리의 첫 번째 원인으로 심화한 '반도체 쏠림 현상'을 꼽는다.
현재 국내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증가는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투자 포인트를 공유하는 상황에서, 실적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확실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증권주는 소외당했다.
가파르게 치솟은 이익이 오히려 '피크아웃'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대금이 이미 130조 원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한도가 대부분 소진돼 이자 손익의 추가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 우려 장기화로 인한 금리·환율 상승 등 매크로 환경도 증권업에는 부담 요인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단순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넘어 자기자본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가 유리한 국면"이라며 "발행어음과 IMA(종합투자계좌) 등을 통해 수익 방어가 가능한 한국금융지주, 높은 배당수익률로 지수 조정기에도 안정적인 접근이 가능한 NH투자증권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쏠림 해소 국면에서 증권주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반도체 쏠림이 해소될 경우 지수 하락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으며, 고베타 특성을 가진 증권주는 이익 레벨과 무관하게 주가 하락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M증권 리서치센터]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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