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태 전반 침체 여전…경쟁사 반사이익 기대 '무색'
의무휴업·영업시간 제한…규제 완화 논의 재점화할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한때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가 파산 문턱에 서면서 대형마트 업태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사태가 홈플러스 한 기업만의 문제를 넘어 국내 대형마트 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꼽히면서다.
온라인 쇼핑과 초저가 유통채널로 소비가 이동하는 데다 10년 넘게 이어진 영업규제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약화하고 있다. 규제 체계를 손보지 않으면 제2의 홈플러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본체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고, 최소한의 운전자금인 2천억 원조차 마련하지 못한 탓이다.
당장 문을 닫는 건 아니다. 홈플러스는 폐지 결정 이후 2주 안에 본체 매각에 성공하거나, 대주주 MBK파트너스나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혹은 제3의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받는다면 즉시 항고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회생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MBK와 메리츠가 여러 달째 자금 지원 방식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데다, 수조원 규모의 본체 매각을 단기간 내 성사시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통계청, 공시자료, 한국신용평가 재가공]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형마트의 판매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매판매액은 58조2천327억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6% 증가했지만, 업태별로는 유일하게 대형마트 판매만 7.3% 줄었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도 각각 4.4%, 8.2% 줄며 부진은 이어져왔다.
소비 양극화도 대형마트 입지를 좁히고 있다. 고가 프리미엄 소비는 백화점 명품으로 향하고, 알뜰 소비는 다이소와 알리, 테무 같은 초저가 채널로 이동하면서 그 사이에 낀 대형마트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됐다.
여기에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가 새벽배송, 빠른 배송을 앞세워 유통시장의 무게추를 가져가는 사이 대형마트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으며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마트는 그간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출점 규제를 받아왔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였지만,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한 현재 시장 환경과는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파산이 현실화되면 이마트[139480]와 롯데쇼핑[023530] 등 대형마트 경쟁사들은 일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추정되지만, 그보다는 부진의 골이 더 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홈플러스가 정상 영업하던 2024년 기준 연간 매출 약 6조원 가운데 30%를 경쟁사가 흡수한다면, 1조8천억 원의 매출 증가와 3천억~4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다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 시장 규모 자체가 줄고 있어 홈플러스의 매출 등을 일부 흡수하더라도 경쟁사의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재점화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롯데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의 실적이 10년 전 대비 크게 악화된 데다, 지역 내 대형 유통시설의 폐점은 해당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에 기반해 "의무휴업과 같은 역차별 규제 해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겠다"고 봤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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