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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이사회 5대 의무 부과·주주동의도 받아야

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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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10억원에 매매정지까지…우회상장도 원천봉쇄

자회사 매출 절반이 모회사서 나오면 상장 불가

일반주주도 '3%룰' 적용에 실효성 논란도

금융위,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6.4.16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규선 기자 = 금융당국이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중복상장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1.2%에 달해 미국(0.05%)이나 일본(4.0%) 대비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내용을 담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과 상장·공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당국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중복상장이 자회사의 시장 내 가치 중복계상(더블 카운팅), 지배주주 위주의 의사결정에 따른 배당 불확실성, 지배구조 유지를 위한 자회사 지분매각 제약 등을 유발해 모회사 주가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번 규율은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인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연결재무제표 대상) 및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로서, 모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소유하거나 해당 계열회사가 다시 지분 50%를 초과해 소유하는 손자·증손회사까지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가 대상이다.

◇모회사 이사회에 '5대 의무'…상장심사도 깐깐해져

이에 따라 개정안은 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를 강제했다. 앞으로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이사회는 ▲주주 영향 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 소통 및 동의 여부 확인 ▲찬·반 결의 및 통지 ▲과정 공시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주주보호 방안으로는 구주매출을 활용한 현금배당, 자사주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사회는 공정한 의무 이행을 위해 3인 이상의 이사 또는 사외이사 자격을 갖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안건을 심의해야 한다.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거나,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 위원을 합쳐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채워야 하며, 회사의 비용으로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받을 수 있다. 규정을 어기면 최대 10억 원의 상장계약위약금과 1일 매매거래정지 조치를 받는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 잣대도 한층 깐깐해진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와 실질적으로 유사하거나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 상장이 차단된다. 특히 자회사 매출이나 매입의 50% 이상이 모회사에서 발생할 경우 원칙적으로 영업 독립성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우회상장을 통한 규제 회피도 차단했다. 상장법인이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으로 그 비상장법인 지분이 상장되는 효과를 내는 경우도 우회상장으로 간주해 동일한 규율을 적용한다.

◇물적분할은 주주동의 필수…판단기준은 '3%룰'

투자자 보호 심사에서는 모회사의 '주주동의' 여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주권상장법인에서 물적분할한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일반 중복상장은 주주동의를 받으면 주주 보호 노력을 이행한 것으로 추정하며, 동의를 받지 못하면 거래소가 보호방안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개별 심사한다.

다만, 기업가치상 중요 자회사가 아닌 경우에 한해 자회사의 매출, 영업이익, 자산 비중이 모회사의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절차가 면제된다.

새로운 지배-종속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단순 인적분할'이거나 '자회사가 먼저 상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모회사가 상장하는 경우'에도 이번 중복상장 엄격 심사 기준은 적용되지 않는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모회사가 국내 거래소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거래소가 해외 상장 모회사의 일반주주까지 보호할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은 주주동의 요건 산정에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기준에 준하는 '3% 룰'을 도입했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 및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의안이 통과된다. 이때 3%를 초과하는 지분은 발행주식총수 계산에서도 제외돼, 통과 요건의 분모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다.

◇일반주주도 3%로 묶여…실효성 논란도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3% 룰 도입이 쪼개기 상장을 막기에는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동시에, 일반 주주 역시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쪼개기 상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일반 주주는 이러한 이해상충 소지가 없음에도 의결권을 3%로 제한당하게 된다.

당국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검토 과정에서 '일반주주 과반동의(MoM·Majority of Minority)' 방식도 살폈지만, 법무부의 주주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이 MoM을 주주평등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점을 고려해 감사위원 선임 때 쓰는 3%룰을 대안으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당국 관계자는 "감사위원 선출 때는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요건을 면제해주지만, 이번 주주동의에서는 예외 없이 이 요건을 충족하도록 했다"며 "현장에서는 3%룰도 충분히 까다롭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 후 최종 시행된다.

jwon@yna.co.kr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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