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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세" 외친 정유사들…26조원대 유가 담합에 폭리

2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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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고통 즐기는 대화 고스란히…HD현대오일뱅크 등 무더기 기소

(세종=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정유사들과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국·이란 전쟁 직후 가격을 담합하고 불공정 유통 구조를 악용한 혐의다. 이들이 유발한 유가 폭리 효과는 26조원에 달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타사와의 가격 정보 교환을 통해 유가를 일시에 인상한 HD현대오일뱅크와 가격결정부서 직원 2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담합에 가담한 SK에너지는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로 제외됐다. 직접적인 가격 협의 증거가 부족한 GS칼텍스와 에쓰오일[010950]도 기소 범위에서 빠졌다.

현대오일뱅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의 담합 행위는 전쟁 이전인 2024년 7월부터 시작됐다.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의 직접 담합 규모는 총 14조2천억원이다. 국내 정유 시장의 가격 추종 특성에 따라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이 이들의 결정가를 참고해 인상하면서 전체 시장에 발생한 파급 효과는 총 26조원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이를 단일 담합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규정했다.

전쟁 발발 당시 국내 정유사들은 상당한 양의 원유를 비축해 두고 있어 가격을 폭등시킬 사유가 없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천800원을 돌파하던 2026년 3월 4일 내부 관계자들은 메신저를 통해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우리 올해 2조 벌듯", "역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등의 대화를 나누며 폭리를 자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리 체계가 유지된 배경에는 자영주유소를 겨냥한 불공정 유통 관행이 있었다. 검찰은 제품 비교·구매를 막고 '전량구매계약'과 '사후정산제'를 강제한 혐의로 4개 정유사를 모두 재판에 넘겼다. 체결 비중은 평균 98%에 달했다. 내부 메신저에서는 "소송을 통해 골탕을 먹여야 할 것 같다", "가는 순간 손해배상 아작난다" 등의 발언이 확인됐다.

서울시내 주유소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가적인 비위 사실도 적발됐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임직원들은 공정위 현장조사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관련 전산 자료를 조직적으로 삭제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 정유사 3곳은 산업통상부에 휘발유 일일 판매가를 실제보다 낮춰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검찰은 향후 산업통상부와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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