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 절차를 6일 본격 개시하면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자금시장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ADR 발행은 단순한 해외 상장 절차를 넘어 AI 메모리 투자 경쟁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직접 조달하는 성격이 강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자본시장에서도 AI 대표 메모리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수요예측 돌입…10일 나스닥 거래 예정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지시간으로 6일부터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ADR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공동대표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이날부터 글로벌 기관투자자 대상 로드쇼를 진행하며 투자 수요를 확인한다.
SK하이닉스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9일 공모가격을 확정하고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10일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종목 코드는 'SKHY'이다.
이번 ADR은 SK하이닉스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 보통주를 해외 예탁기관에 예탁하고,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구조다. 발행 예정 신주는 최대 1천779만주로,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약 2.4% 수준이다. 1DR당 원주 전환비율은 0.1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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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하락 반영해 발행 한도액 43.1조로 정정
SK하이닉스는 전날 '증권예탁증권(DR) 발행 결정' 정정 공시를 통해 DR 발행 참고총액을 기존 45조4천535억원에서 43조1천407억원으로 변경했다.
발행 예정 신주 수 한도는 최대 1천779만주로 유지됐지만, 기준 주가가 낮아지면서 참고 발행총액이 줄었다. 정정된 발행총액은 지난 3일 SK하이닉스 보통주 종가 242만5천원을 적용해 산정됐다. 기존 공시에는 6월 23일 종가 255만5천원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신주 발행가액은 기존 255만5천원에서 242만5천원으로, 1DR당 발행가액은 25만5천500원에서 24만2천500원으로 각각 정정됐다.
이번 정정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F-1 등록신고서 수정에 따른 것이다. 주가 하락에 따라 수요예측 전 기준가격을 최신화한 것으로, 실제 공모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최종 공모가격과 조달금액은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와 국내외 증시 상황을 반영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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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론과 밸류에이션 비교…관건은 HBM 프리미엄
이번 공모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공모 규모는 참고총액 기준 약 280억달러 수준으로, 외국 기업의 미국 주식 매각으로는 사상 최대급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심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과 AI 메모리 성장성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할지에 쏠린다.
특히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와의 밸류에이션 비교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 주요 AI 반도체 생태계에 깊숙이 들어간 공급사지만, 그동안 미국 투자자들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국내 상장사라는 점에서 글로벌 동종업체 대비 할인 요인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ADR 상장은 이 같은 접근성 할인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 주식 직접 매매나 한국 시장 접근 절차 없이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ETF 운용사 프로셰어즈가 SK하이닉스 ADR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신규 상품인 '울트라 SK하이닉스 ETF'를 다음 주 출시한다고 발표해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 주식에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기회도 갖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HBM 공급사로 부상하면서 올해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이번 ADR 공모는 국내 증시에서 형성된 HBM 프리미엄이 미국 자본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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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X 편입 기대도…패시브 자금 유입 가능성
나스닥 상장 이후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지수 편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SOX는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요 반도체 기업을 담는 대표 지수로,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대형주가 포함돼 있다.
SK하이닉스 ADR이 향후 지수 편입 요건을 충족하면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펀드의 매수 수요가 새로 유입될 수 있다. 이는 단기 공모 수요를 넘어 중장기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지수 편입은 상장 자체만으로 자동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가총액과 유동성, 거래 기간, 옵션 거래 가능성 등 각 지수의 편입 기준과 정기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당장 확정된 수급 이벤트라기보다는 나스닥 상장 이후 기대할 수 있는 후속 모멘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공모가격과 상장 이후 거래 흐름에 따라 SK하이닉스의 AI 프리미엄은 물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자본시장 활용 가능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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