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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만 웃는 게 아니다…중복상장 규제, '복합기업'까지 반사이익

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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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융당국이 내놓은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가이드라인의 수혜가 단순히 지주회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질적인 사업 부문을 다수 보유한 '복합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주주동의가 필수 요건으로 지정되면서, 그간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특정 사업부의 분할 상장 우려가 해소돼 복합기업의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중복상장 규제 강화의 대표적인 수혜로 지주회사가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지주회사 지위가 없으면서도 산하에 자회사를 거느리거나 복합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엄수진 연구원은 "국내 대기업 중 모회사가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계열회사에 대해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유의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해당 계열사의 가치가 모회사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인 복합기업 사례는 흔하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복상장의 범위가 '상장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회사를 상장하는 경우'로 포괄적으로 규정되면서, 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복합기업 모회사들도 규제 수혜 범주에 대거 포함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주주동의를 필수로 못 박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사, 건설, 물류, 제조 등 성격이 전혀 다른 복수의 사업 부문을 한 몸에 안고 있는 복합기업(예: ○○물산, ○○인터내셔널, ○○글로벌 등)은 그간 특정 성장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중복상장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른바 '핵심 사업 쪼개기 상장'에 따른 더블 카운팅(중복 계상) 우려다.

엄 연구원은 "전문성 강화나 경영 효율성을 명분으로 특정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중복상장을 추진하던 의사결정이 사실상 차단되거나 극도로 제한받게 됐다"며 "이에 따라 각 사업 부문의 가치가 해당 복합기업에 온전히 귀속되며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제도 개선안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부 기준을 추가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모회사 이사회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부과되는 제재가 최대 10억 원의 위약금과 1일간의 매매거래정지에 불과해 기업 행동을 완벽히 강제하기에는 미약하다는 의견이다.

또 자회사의 영업 및 경영 독립성을 심사하는 기준에 회피 경로가 많다는 우려도 나온다.

엄 연구원은 "기계적인 적용은 피해야겠지만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수치화된 기준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며 "예컨대 '모회사 이사 중 일정 비율 이상이자 자회사 이사회에 재직할 경우 경영 독립성 미충족으로 본다'와 같은 구체적 조항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전날 공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 시 주주동의를 의무화하고,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 평가' 등 5대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 룰을 적용한 주주동의 방식은 일반주주의 의결권을 되레 제한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일반주주 과반동의(MoM) 제도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시장 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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