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환율에 소방수…외환시장 안정 위해 분산 환전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정부가 오는 10일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약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외화 유입에 대한 사전 관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조달 자금이 한꺼번에 서울 외환시장에 풀릴 경우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약 20~30영업일 동안 하루 10억달러 안팎을 오전장에 분산 환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SK하이닉스의 ADR 발행 계획과 이에 따른 대규모 외화 유입 규모를 사전에 공유하고 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협의는 재정경제부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관련 내용은 청와대 등 정부 내에서도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수백억달러를 한꺼번에 환전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물량을 분산 공급하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에 ADR을 상장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최대 1천779만주를 신주로 발행할 계획인데, 이사회 결의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45조4천500억원어치다.
이는 국민연금의 1년 치 달러 수요에 비견되며 역대 2위를 기록한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282억9천만달러)보다 많다.
SK하이닉스는 조달자금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첨단 패키징 팹 건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시설 투자에 활용할 계획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원화로 환전돼 국내에 유입되게 된다.
조달 자금의 환전 물량은 7월 중순께가 예상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외화가 단기간에 시장에 유입될 경우 달러-원 환율에 강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달러-원 환율이 1,560원대를 웃도는 상황에서 대규모 외화 유입이 외환시장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한꺼번에 유입될 경우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 유입 물량을 일정 기간에 걸쳐 분산 공급하도록 SK하이닉스 측과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가 하루 10억달러 안팎을 오전장 유동성이 풍부한 시간대에 나눠 공급해 변동성을 줄이면서도 꾸준히 달러가 유입돼 외환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다만 이를 환율 방어를 위한 직접적인 시장 개입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선을 긋고 있다.
특정 기업의 환전 수요를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외화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무 협의라는 설명이다.
환전 시점과 방식은 ADR 발행 이후 실제 외화 유입 시점과 국내 투자 집행 일정,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최근 환율 안정 기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초대형 민간 외화 유입까지 외환시장 관리 대상으로 폭넓게 살피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 등 대규모 해외 자금 조달이 예상되는 기업에도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사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핵심은 특정 기업의 환전을 이용해 환율을 움직이려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외화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한 변동성 관리 차원의 협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7.6 xyz@yna.co.kr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