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내년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가 75조~90조원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올해 대비 공급 부담이 일부 완화되는 수준이긴 하지만, 코로나 이전 평균인 35조원으로 복귀하는 수준의 정상화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7일 '27년 국고채 순증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고채 시장의 핵심 변수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기업이익 개선은 내년 법인세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내년 예산 편성과 국고채 발행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100조원 안팎까지 확대된 국고채 순발행이 다시 평시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국고채 순발행은 세수 증가 자체보다는 정부의 재정 운용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며 "세입이 증가하면 정부는 이를 적자 축소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총지출을 확대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국고채 시장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는 법인세가 얼마나 증가하는가가 아니라, 증가한 세수를 정부가 적자 축소와 지출 확대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하느냐다"고 언급했다.
올해 총지출은 약 727조9천억원으로 편성됐는데, 이를 기준으로 내년 예산 증가율을 5~10% 수준으로 가정하면 총지출은 764조~801조원 수준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증가율이 10% 내외를 기록할 경우 정부 총지출은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어서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중요한 점은 800조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총지출 증가율의 성격"이라며 "내년에는 구조적인 성장투자가 재정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첨단산업 지원,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력망 확충 등은 단기간에 종료되는 사업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한 분야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가 세수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적자 축소보다 성장산업 투자와 구조적 재정 수요에 배분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내년 총지출이 780조~800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국고채 순증 발행에 대해서는 감소하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감소 폭이 시장 기대보다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세입 증가가 곧바로 국채 발행 축소로 연결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재정 운용 체계 자체가 과거와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고채 순증 발행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0년~2019년 연평균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는 약 35조원이었는데, 지난 2020년~2026년 연평균 수준은 약 93조원으로 확대됐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로 세입 기반은 개선되겠지만 정부는 확대된 재정 여력을 성장산업 투자와 구조개혁 재원으로 활용할 유인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재정수지는 일부 개선되더라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내년 국고채 만기 도래 규모도 약 110조원에 달하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연구원은 "순증 발행이 감소하더라도 대규모 만기 상환에 따른 차환 발행은 지속되기 때문에 총발행 규모 감소 폭은 순증 발행 감소보다 훨씬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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