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법인세 세수를 기반으로 한 '초과세수'를 '추가세수'로 표현한 것은 재정건전성 회복이나 국가채무 감축에 활용하기보다는 새로운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명실 iM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정부의 재정정책에서 주목할 변화는 초과세수보다 추가세수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과거 초과세수는 예산 편성 당시 예상보다 세입이 더 걷힌다는 의미로 사용됐으며 시장에서는 이를 관리재정수지 개선이나 국채 발행 축소와 연결해 해석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의 표현이 변경된 것은 적자를 줄이기 위한 재원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재정 여력으로 인식하는 접근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실제 최근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첨단산업 투자, 전략산업 지원기금 조성, 국부펀드 성격의 투자기구 검토, 정책금융 확대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추가 세수를 활용하는 방향이 강조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증가한 세입을 기존 부채 상환보다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투자에 우선 배분하겠다는 정책 기조라고 풀이했다.
그는 채권시장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도 했다.
그는 "세수 증가는 정부의 재정 여력을 확대하지만, 국채 공급을 반드시 축소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며 "증가한 세입을 재정건전성 회복보다 미래 성장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정책 기조의 변화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7년 법인세를 중심으로 세입이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더라도 그 증가분이 모두 관리재정수지 개선과 국고채 순증 발행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추가세수의 상당 부분이 기금 확충과 전략산업 투자 등으로 흡수될 경우 국고채 순증 발행은 시장 기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내년도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와 관련해선, 법인세 증가에 따른 세수 개선을 근거로 국고채 공급 감소를 기대하는 시각이 있지만, 총지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게 결정될 경우 세수 증가 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컨대 세수가 30조원 증가하더라도 총지출을 30조원 이상 늘리면 관리재정수지 개선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고 결국 국고채 순 발행 규모는 세수 증가보다 총지출 증가율이 얼마나 높게 설정되는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이 760조원(총지출 증가율 5%대) 정도로 편성된다면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는 60조~70조에 그치겠지만, 780조원(8%대)과 800조원(10%대)으로 편성되면 그 규모는 각각 75조~90조원과 90조~105조원 정도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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