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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진단] 정권마다 널뛰기…'일관성 결여' 풀어야

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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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종부세 2천214억원 늘어난 1.3조원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의 역사는 정권의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극단적인 강화와 완화를 반복해 온 과정으로 요약됐다.

시장 과열기에는 규제성 과세를 들이대고, 경기 침체기나 정권 교체기에는 이를 다시 완화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이 지속됐다.

이 같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는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고 조세 저항과 법적 분쟁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 됐다.

◇ 22살 된 종부세, '합산 방식·세율·공제' 두고 정권마다 변경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6년 현재 도입 22년째를 맞은 종합부동산세는 2005년 1월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공개념을 기반으로 도입됐다.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와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목적으로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게 인별 합산 방식으로 부과된 것이 시초다.

같은 해 12월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됐으나, 현재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전신인 과표적용률 도입 등으로 세수 중립적 수준을 유지했다.

세대별 합산은 세대원이 보유한 주택 가격을 모두 더해 과세하는 방식으로, 개인별 보유 자산만 따지는 인별 합산에 비해 과표 수준이 높아져 누진세율에 따른 세부담이 커지는 정책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헌법재판소의 세대 합산 위헌 결정과 감세 기조가 맞물려 종부세는 전면적인 완화 국면을 맞았다.

다시 인별 합산 방식으로 회귀했고, 장기보유자 및 고령자 세액공제 도입, 공정시장가액비율 대체 등 세제 전반의 과세 부담이 대폭 축소됐다.

특히 인별 합산 전환은 과세 구간이 낮아져 세금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됨에 따라, 종부세 도입 이후 세부담 완화 효과가 가장 큰 조치로 기록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동성 과잉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자 다주택자 세율 강화와 세부담 상한선(300%) 상향 등 다주택자와 법인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95%에서 60%로 대폭 되돌렸고 공제금액을 상향하는 등 세제 부담은 급격히 완화됐다.

종부세와 함께 부동산 규제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제도 역시 정권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박근혜 정부에서 폐지되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취득세 중과세와 함께 부활하며 규제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이후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다시 유예하면서, 다주택자 세제 전반이 또 한 번 완화 국면으로 돌아서게 됐다.

◇ 정교함 결여된 입법…시장은 '버티기 학습' 중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부동산 정책의 최전선에 놓이면서 정치적 공방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박준 서울시립대 교수는 "종합부동산세만큼 기대와 공격을 동시에 받은 세금은 없을 것"이라며 "자산 상위 계층에 제한적 세부담을 지우는 이 세제는 부동산 전선 한 가운데 놓여 세금폭탄 등 자극적인 공격으로 집중 포화 대상이 돼 왔다"고 말했다.

정교하지 못한 입법 태도도 불을 지폈다.

김경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1980년대 말 토지공개념이란 제도가 도입되며 투기 억제라는 당위에 밀려 정책 효과에 대한 충분한 입법 심의나 검토를 거치지 못한 채 제도화가 이뤄졌다"며 "섣부른 제도화는 실제 정책의 집행과정에서 번번이 고액 납세자들의 조세저항과 반발의 빌미가 됐고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리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권에 따라 세제가 급변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시장에서는 '버티면 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일종의 '부동산 학습효과'가 고착화됐다는 점이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보고서에서 보유세율이 상황에 따라 반복적으로 바뀌어 온 점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약화 요인으로 지목했다.

세 부담 강화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낮으면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종부세 등 7월 세제개편을 예고했지만, 이미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거친 시장에서는 버티면 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유철형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정부가 매물 유도를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강화하더라도 다주택자는 과거의 정부 정책이 비추어 정권이나 부동산경기가 바뀌면 세제가 다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되는 세제 개편을 두고 부동산 세제를 경기 조절용 '만능 해결사'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공시가격과 세율을 반복 조정하는 단기 땜질식 개편을 멈추고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필요에 따른 단기적 시장 통제와 잦은 개편은 시장의 내성만 키울 뿐이므로, 조세 저항을 줄이고 정책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권 교체에 흔들리지 않는 세제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 확보가 시급하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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