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빼고 90조+α 기대…9월 내년 반도체 수요조사가 방향성 가를 것"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삼성전자가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시장의 눈높이가 실적 자체보다 한 발 앞서 있었던 데다, 기대감이 전날부터 선반영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현재가(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4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53% 내린 29만7천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5.18% 하락했고, SK하이닉스(-5.59%)와 SK스퀘어(-8.03%) 등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날 개장 직전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9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천81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7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9.3% 늘었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충당금을 감안할 경우, 실제 벌어들인 이익 규모가 106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84조1천606억원을 6.2% 상회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미끄러진 것은 시장의 실질적인 기대치가 컨센서스보다 높은 곳에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충당금을 제외하고 90조원 플러스 알파를 봤는데 거기에 못 미쳤다"며 "가뜩이나 반도체 쪽 센티먼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종의 서프라이즈가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한 데 따른 실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 자체의 방향성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기대감이 전날부터 일부 반영된 데다 시장 전반의 모멘텀이 약한 국면"이라고 짚었다. 실제 증시를 끌어올릴 추가 호재가 절실한 시점에 한화오션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 실패 등 개별 악재들이 겹치면서, 전반적인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락의 원인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주가가 올랐지만 밸류에이션 자체를 제대로 평가받은 적은 없었다"며 "주가 상승 속도보다 실적이 올라오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에 시장에서 고평가를 말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관건은 이번 실적 사이클의 지속 여부다.
그는 "결국 사이클에 대한 걱정과 논란이 실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이번 주말 예정된 SK하이닉스 ADR 이벤트와 함께, 9월 전후로 진행되는 고객사들의 내년도 반도체 수요 조사가 시장 방향성을 의미 있게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을 견인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난해 9월 반도체 수요 조사로 촉발된 만큼, 다가오는 9월 조사 결과 역시 향후 장세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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