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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의 글로브] 전쟁 전으로 복귀한 유가, 통화정책 영향은

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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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진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유가가 미·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중앙은행 통화정책 전망에 어떠한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70달러 아래로 떨어져 지난 2월27일 종가(67.02달러)에 근접했다.

126달러를 웃돌았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달 초 70달러까지 하락해 2월 말 기록한 72.48달러를 밑돌았다.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이미 일일 1천만 배럴을 넘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유가가 하락하긴 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로 금방 돌아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아직 거의 없다. 60일간의 후속 협상이 어떻게 결론날 지가 아직 불분명한 데다 파괴된 원유 생산시설이 단기간에 복구되긴 어려워 유가발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물밑에서는 금리 인상 전망도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등판했던 지난 6월 16~17일 회의가 매파적으로 평가되자,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이상 인상될 것이라는 확률이 86%를 넘었다.

하지만 유가 하락과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미국 고용지표에 발맞춰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은 현재 약 75%로 후퇴했다. 대신 FOMC 직후 14% 수준으로 낮아졌던 금리 동결 확률이 약 24% 수준으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최근 들어 동결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쪽으로 미묘하게 기울고 있다. 이달 초 워시 연준 의장이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포럼에서 금리 방향에 대한 뚜렷한 힌트를 주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워시 의장은 "주변을 둘러보면 물가가 너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최근 4주일 동안 기대 인플레가 낮아졌다. 인플레 위험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경제가 중요한 전환점에 다다른 시점에서 정책이 데이터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단서를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고용 보고서가 노동시장 둔화를 시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준 금리 인상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 외환전략가 출신인 로빈 브룩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충격이 거의 끝났다며 "최근 시장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BS도 시장이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과하게 보고 있다며,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WTI 선물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다른 중앙은행에 대한 전망도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인상과 동결을 주장한 위원이 3대3 동률을 기록했다. 안나 브레만 총재의 결정에 가까스로 기준금리는 동결로 결정됐다.

회의 직후에는 7월 인상 전망이 팽배했지만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 위험이 완화되면서 동결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유럽의 경우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8%로 전망치(3%)와 전월치(3.2%)를 밑돌면서 동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달 초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은 몇 주 전보다 전반적으로 더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한 위험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등 일부 ECB 위원들도 금리 동결을 언급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물가가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2월 이후 이어진 긴축 효과를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쪽을 향하던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향이 최소한 수평 방향으로 서서히 조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기술주가 고점 부담과 중앙은행 금리 인상 가능성에 변동성 장세를 보였는데, 만약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한다면 글로벌 증시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앙은행의 스탠스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8일(현지시간) 공개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해석한 것처럼 워시 의장이 정말 매파적이었는지가 최대 관심이다.

이달 14일, 15일 발표되는 미국 6월 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유가 하락을 얼마나 반영했을지도 체크 포인트다.

이밖에 유로존 CPI는 17일, 호주 CPI는 29일 발표된다. 중앙은행과 시장이 유가 하락으로 변곡점에 선 가운데, 관련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경제부장)

jhmoon@yna.co.kr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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