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과거 행동주의를 표방했던 사모펀드(PEF) KCGI가 인수한 한양증권의 5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두고 일반주주와 회사 측이 법정에서 대립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7일 오전 한양증권 일반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한양증권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최대주주인 '케이씨지아이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보통주 신주 238만9천52주를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증을 결의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주가 대비 12.9% 할증된 2만1천 원이며, 납입일은 오는 8일이다.
이날 심문에서 채권자인 일반주주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제3자 배정 요건을 규정한 상법 제418조의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이사의 주주 충실 및 공평대우 의무를 명시한 상법 제382조의3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회사가 기존에 자율 공시했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기조에도 역행하며 사후적 회복이 어려운 피해를 준다고 덧붙였다.
일반주주 측은 "과거 타 기업의 제3자 배정 유증을 강하게 비판했던 행동주의 펀드 KCGI가 대주주가 된 후 동일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1년 전 경영권 인수 당시 구주 매입 가격인 주당 5만8천500원 대비 신주 가치를 2만1천 원으로 반 토막 이상 낮게 책정한 것은 대주주의 지분 단가 낮추기 및 지배력 강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주주 측 정지영 변호사 또한 다른 조달 방식에 대한 공정한 시뮬레이션이나 검토가 부족했다고 짚었다.
반면 채무자인 한양증권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오는 9월 장외파생상품 인가 취득을 위한 순자본비율(NCR) 방어 차원에서 선제적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었다고 맞섰다.
사측은 유증이 무산될 경우 NCR이 630%대에서 200%대까지 급락해 신규 사업 진입과 레버리지·유동성비율 관리에 장애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최대주주가 추후 자금을 상환받고 나갈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아닌 보통주 신주를 할증 발행해 리스크를 부담하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며 "이미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 목적의 증자가 아니며, 유증 발표 이후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타 시장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받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공방의 핵심 법리인 상법 제418조는 제3자 신주 배정을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예외적 제한을 두고 있다. 또한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사측은 최근 고려아연 등 자본시장 내 유사 사례들을 언급하며 "본질은 특정 주주의 기회 권리 보장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신주 납입 기일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추가 서면 공방 없이 이날 심문을 종결했다.
재판장은 "납입기일과 효력 발생일이 내일(8일)인 만큼, 법원의 결정도 내일까지는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가처분 결과는 8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한양증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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