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반도체·인공지능(AI) 랠리의 숨 고르기와 차익실현 매물 압력에 하락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분석했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 경쟁사 마이크론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밀렸고, 일본 키옥시아는 10%대 급락세다.
그는 시장이 현재의 실적 호조를 물량 증가가 아닌 가격 상승에만 기댄, 전형적인 후기 사이클의 징후로 받아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 모멘텀 둔화를 경고하며 기대치 대비 보상 비율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급등에 부담을 느껴온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계기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점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중국 해군은 태평양 공해상에서 전략핵잠수함을 동원해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등지에서 군사적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고, 이는 중국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상선 2척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여파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미국 국채 금리도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에 대한 원유 가격 할인을 발표하면서 유가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중국과 이란발 지정학적 불안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 국채 금리는 시간외로 상승했고, 금과 은은 하락,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서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 더해 실적 시즌을 앞두고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8일 새벽 발표되는 AI 데이터센터 업체 펭귄솔루션스 실적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 흐름이 확인될 경우 반도체 관련 불안이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 후반 예정된 TSMC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더라도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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