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최근 4.4%대까지 치솟으면서 초장기 커브가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고채 30년물 등 초장기 국고채의 발행 비중 조정의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시장의 국고채 30년물 수요 부진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관점에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8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시가평가 매트릭스 종합(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20.7bp로 나타났다.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뛰어넘으면서 역전이 완전히 해소된 지는 한달 가량 됐으며, 지난달 26일부터는 20bp 안팎의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면서 커브가 보다 더 가팔라지고 있다.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보험사의 수요 부진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자금 유입이 예상보다 국고채 30년물로 향하지 않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3개월 간 외국인은 국고채 5년물 및 10년물을 총 10조원 넘게 사들였는데, 이는 국고채 30년물 순매수 규모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기본적인 요인에 더해,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초과' 세수가 아닌 '추가' 세수에 방점을 두고 있는 점도 국고채 30년물에 비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다.
지난 주말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는 추가 세수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일반적으로 초과 세수는 정부의 당초 전망보다 더 들어오는 세금을 뜻하며,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과 공적자금 상환, 국채 상환 등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
이처럼 초과 세수는 사용처에 다소 제약이 있다 보니, 추가 세수라는 표현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음달 말 공개될 내년도 국고채 발행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과 맞물리면서 국고채 30년물 공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대외적으로는 일본 국채 장기 금리도 최근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국고채 30년물이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일본 국채 장기 금리는 지난달 말부터 레벨을 크게 높여왔다.
지난주에 10년물은 17bp 넘게, 20년물 및 30년물은 20bp 넘게 치솟았다.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 기조에 따른 초장기물 공급 부담이 더해진 결과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 일각에서는 국고채 30년물의 발행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연간 가이던스에 따르면 전체 국고채 발행에서 20년 이상인 장기물 비중은 35%±5% 수준인데, 이번달은 비중 하단 수준에서 발행이 이뤄진 바 있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올해 WGBI 편입으로 패시브자금이 초장기물을 적극적으로 담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국고채 5년물 및 10년물의 지표물 및 비지표물 위주로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며 "예상을 못했던 상황이 이어진다면 발행 비중 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이어져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30년물의 약세가 둔화되기 위해서는 장기물의 가이드라인 비중 축소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 발행해야 하는 30년물 규모는 평균 3조원 중반대 수준인데, 이미 6~7월에 3조원을 축소했음에도 국고채 30년물이 약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30년물의 약세는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실제로 가이드라인을 조정한다면,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수요 우려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팽팽하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발행 비중 가이드라인을 조정한다면 오히려 더 국고채 30년물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이제는 커브 스티프닝 추세를 정부가 크게 불편해하는지 아닌지의 문제일 것"이라며 "당분간은 추세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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